더불어민주당은 23일 광화문 광장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4차 장외집회를 열고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윤 대통령은 상황을 오판하지 말라"며 "또다시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면 국민이 '당신은 더 이상 우리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해고를 통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든지 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김건희도 예외가 될 수 없으며, 평범한 국민처럼 똑같이 수사받고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세 번째로 발의한 김여사 특검법을 지난 14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단상에 올라 발언하지 않았다. 이전의 세 차례 집회와 달라진 모습이다. 전·현직 지도부도 나서지 않고 발언자를 박 원내대표만으로 최소화했다.
민주당은 집회 참석 인원도 자체 추산하지 않았으며 집회는 30분 만에 종료됐다. 이후 시민단체 주도의 행사 '윤석열을 거부한다 2차 시민행진'에 합류했다.
당 관계자는 "특검 촉구 집회가 당이 아닌 일반 시민 주도가 돼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집회 참석자들에게 당 상징색인 푸른색의 착장을 삼가달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번 집회가 자칫 이 대표 '방탄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만큼, 사법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메시지를 낸 데 이어, 의원들에게 "거친 언행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