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골프' 취재 기자 신고한 경호처…경찰 "사실관계 먼저 확인중"

'논란의 윤석열 골프 라운딩' 취재하자
경호처, 기자 휴대전화 뺏고 경찰에 신고
경찰 "혐의 적용한 지 보려면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

대통령경호처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 김세준 크리에이터

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취재하던 CBS노컷뉴스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경찰에 신고한 가운데 경찰이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경찰청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건조물 침입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면 정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CBS노컷뉴스 기자는 이달 9일 오후 1시쯤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이하 골프장)을 찾은 윤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취재했다.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이날은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으로 대국민사과를 한 날로부터 이틀 뒤였다.

당시 취재가 이뤄지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앞두고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섰다'고 홍보했지만, 곧장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당선은 이달 6일에 정해졌는데, 윤 대통령이 11월 2일과 10월 12일 등 그 이전부터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 시점은 각각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대통령의 통화 육성 녹취 공개, 북한의 도발 직후였다.

취재 과정에서는 더 큰 문제가 불거졌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골프장과 맞닿은 산책로에서 있던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사진 등의 삭제를 시도한 것이다. 이곳은 평소 시민들이 산책하는 길이었고, 이날은 단풍 놀이를 즐기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 시민은 "올해 단풍은 전보다 못하다"고 기자에게 말하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 경호처는 경찰을 불렀다. 그러면서 출동한 경찰에게 경호법 위반 혐의 적용을 주장했는데,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자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했고 기자는 이에 응해 조사를 받았다.

법조계에선 경호법 위반은 물론 건조물 침입 혐의도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취재가 이뤄진 공간은 윤 대통령이 찾은 골프장 내부가 아닌 이곳과 맞닿은 산책로이고, 일반 시민들도 오갈 정도로 출입이 통제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기자의 취재 행위를 '건조물 침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사건을) 이관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먼저 확인 중"이라며 "이에 따라 법률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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