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톰' 맞은 K전기차·배터리, 비관적이지 않은 이유[기후로운 경제생활]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



◆ 홍종호> 트럼프 2기 정부, 임기 시작 두 달 정도 앞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타격이 클 거라는 전망 나오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난달 이 자리에서 트럼프가 당선돼도 시장은 갈 길을 간다 ,이렇게 말씀하신 분입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 다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병화> 네. 안녕하십니까.

◆ 홍종호> 지난번에 우리 미국 대선 직전에 이야기 나누면서 박빙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결과는 상당히 큰 표차로 트럼프가 됐습니다. 이 결과에 놀라셨나요?

◇ 한병화> 저희는 항상 시장을 예측할 때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는데요. 과연 트럼프가 저 정도로 일방적으로 이긴 점에 대해서는 놀랐습니다.

◆ 홍종호> 게다가 상하원까지도. 제가 알기로는 이사님이 하원은 그래도 민주당으로 가지 않을까 예측을 조심스럽게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상하원까지 다 같이 그랬네요.

◇ 한병화> 그런 예측을 하는 기관들이 한 절반 정도 됐었거든요. 근데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 30년 동안 대선과 같이 치러지는 선거에서 보통 대선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 다 스윕(sweep, 한쪽이 모든 경기를 승리하는 것)을 했었어요. 레드스윕이냐 블루스윕이냐 얘기는 많지만요. 이번에는 특이한 점이 상원은 그렇다 치고 하원에서 보면 민주당하고 공화당의 차이가 이전 대비 그렇게 많이는 안 벌어졌어요. 선거구가 4군데 정도는 결정이 안 돼 있는 상태인데요.

◆ 홍종호> 미국 선거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

◇ 한병화> 지역마다 기준들이 다 달라서 일부 지역이 지금 안 됐는데요. 현재 스코어로 보면 213대 219니까 6석 차이고요. 나머지 남은 걸 다 가져가도 지난번에서의 격차에서 크게 안 벌어졌거든요. 근데 대선은 완전히 쏠렸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거죠.

◆ 홍종호> 2기 내각 인선도 거의 아마 다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법무부 장관은 이미 낙마했고. 눈여겨보는 인사 있나요? 약간 충격이다. 너무하다. 이런 평가를 해주신다면요?

◇ 한병화> 트럼프다웠다, 라고 할 수가 있을 것 같고요. 1기보다는 2기에서 충성파들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갔죠. 1기에는 그래도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인사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하고 훨씬 더 충성파들이 많이 들어갔어요. 내각은 당연히 트럼프가 그렇게 할 거라고 봤었습니다.

그것보다는 의회에서 라인들이 어떻게 구성되는가가 중요한데요. 이번에 상원의 공화당 대표인 상원의장을 뽑았는데 트럼프가 미는 후보 둘이 다 탈락했어요. 그래서 존 튠이라는 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이 대표가 됐고요. 이분은 반트럼프는 아닙니다만 자기 할 말을 하시는 분이거든요.

이전에 미치 매코넬이 워낙 오랫동안 공화당 상원 대표를 했었는데 미치 매코넬도 처음에는 완전히 친트럼프였거든요. 근데 의사당 난입 사건을 계기로 해서 어느 정도 멀어진 것 같고 자기 할 말을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면서 이번에 출마를 안 했단 말이죠. 그래서 바톤을 이어받았던 제3의 후보가 당선됐어요. 그러니까 그 말은 확실히 의회는 다르다. 아무리 트럼프가 강력한 힘을 가졌다 하더라도 공화당 내부에서도 견제할 만한 시스템들이 마련돼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 홍종호> 지난번에 말씀하시면서 설사 트럼프가 2기 집권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른바 청정산업 관련된 시장과 산업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셨는데요. 지금도 그 의견 유효한가요?

◇ 한병화> 그렇습니다. 1기를 우리가 이미 봤잖아요. 1기 때 보면 똑같았거든요. 그때도 전기차 안 하고 그린 산업에 대해 맨날 안 좋은 얘기하고 안 좋은 정책 내고 했지만요. 1기 때 보면 1기 4년 동안에 초기 2년 동안은 정책이 들어오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금 진행 속도가 늦춰지기는 했습니다만 트럼프 마지막 임기 2년 동안은 풍력, 태양광 설치량이 급증했습니다.

물론 전기차 부분은 안 좋았어요. 그 당시에 안 좋았던 이유는 연비 규제 이슈보다는 보조금이 갑자기 2018년도 하반기부터 축소가 되면서 그 부분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그 당시하고는 완전히 환경이 지금 다르거든요. 그때는 GM 정도만 전기차에 투자를 했었고요. 테슬라는 당연히 순수 전기차 업체니까 계속했었죠.

그런데 지난 3년간을 보면 IRA가 들어오면서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이 투자한 규모만 1500억 달러입니다. 3년 동안이요. 누적적으로는 지금 3천억 달러의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된 투자가 돼 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트럼프의 정책을 대하는 시각이 지금 달라요. 그 당시는 트럼프가 되면서 굉장히 조용히 있었거든요. 약간 웃고 있었겠죠. 그래. 전기차 팔아봤자 돈 별로 안 되니까 좋은 정책 해줘. 나는 그냥 조용히 있을게.

이랬는데 이번에는 자기들의 로비 단체를 통해서 이미 의견을 개진을 한 것으로 보도가 됐어요. 보조금 없애지 말아달라. 그리고 바이든이 만들어 놓은 연비 규제도 안 건드렸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자기들은 다 세팅이 끝났거든요. 자동차가 이게 올해 당장 이렇게 하자고 해서 내년도에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보통 한 4~5년 정도의 인터벌을 두고 제품 개발을 하기 때문에 트럼프 임기 말까지는 웬만한 계획은 다 이미 세워있단 말이죠. 근데 이거를 갑자기 바꾸게 되면 자기들도 타격이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상황인 거죠.

◆ 홍종호> 그런데 그 과정에서 트럼프가 전기차 세액공제 없애겠다고 얘기를 하면서 아마 그 불똥이 2차전지주에 가는 모습이 있는데요. 이거 계속 밀어붙일 것 같습니까?

◇ 한병화> 왜냐하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개인들한테 가는 거기 때문에 이걸 없앴을 때 조직적으로 반대하는 부분이 제일 작죠. 1인당 7500불 막 이렇게요.

◆ 홍종호> 자동차 입장에서는 안 팔릴 수 있으니까요.

◇ 한병화> 그렇죠. 그래서 먼저 추진을 하는 건데요. 이건 의회가 지나봐야 압니다. 의회에서 이걸 무턱대고 용인할지. 저는 현재로서는 그거보다는 타협안이 나올 거라고 보고 있어요. 일정 수준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낮춘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업체들한테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는 않을 수 있을 것 같고요. 내년도는 의회에 합의가 돼야 되기 때문에 아마도 이게 확정이 되는 시점이 거의 내년도 연말 근처쯤 가야지 될 것 같아요.

내년에는 전기차 판매가 단기적으로 급증할 수 있습니다. 보조금이 불확실하니까 미리 사자는 거죠. 그런 수요가 2017년도에도 크게 한번 나왔었거든요. 구매 보조금을 없애게 되면 당연히 좋지는 않죠. 근데 만약에 다년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쪽으로 가게 되면 그 영향은 굉장히 작아질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업체들이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져서 전기차를 손 놓고 있을 것이냐 하면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거든요. 왜냐하면 이미 많이 투자를 해놔가지고 한 발짝 나가지 않거나 또는 완전히 잘라내거나 이 두 가지 스탠스밖에 안 됩니다. 안 하고 있으면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에요. GM이나 포드가 연간 40억에서 50억 달러를 지금 이미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거든요. 근데 이걸 안 하게 되면 트럼프 다음에 자기들의 경쟁력이 굉장히 약화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완성차 업체들이 반대하는 거예요. 트럼프 1기 때 열심히 했던 중국과 테슬라가 지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거의 다 먹어버렸지 않습니까? 근데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완성차 업체들이 과연 할 거냐는 거죠.

◆ 홍종호> 미국은 연방 국가라 주별로도 정책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남부 쪽 레드 스테이트는 해외 직접 투자를 받으면서도 이런 쪽에 대한 걸 생각을 하는 것 같고 캘리포니아는 자체적으로 규제를 강화시키잖아요. 캘리포니아가 전기차 의무 판매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흐름은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 한병화> 트럼프 1기 때도 만약에 캘리포니아와 캘리포니아의 룰을 따르는 주들의 전기차 판매가 없었다면 훨씬 안 좋았을 거예요. 근데 캘리포니아가 연방 정부 보조금이 없어지자마자 자체 보조금을 도입을 했어요. 똑같은 7500달러를 자체적으로 도입을 했어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캘리포니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절반이었습니다.

◆ 홍종호> 그런 정도로 규모가 큰 거군요. 하긴 전 세계 5위 GDP니까요.

◇ 한병화> 네. 그래서 이번에도 똑같습니다. 지금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대기하고 있고요. 트럼프 정부와 계속 법적인 소송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그 룰을 따르는 주들을 다 합치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의 40~45% 정도 됩니다.

◆ 홍종호> 이런 룰을 따르는 주가 캘리포니아를 넘어 다른 주들도 영향을 준다는 거군요.

◇ 한병화>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아성인 다른 뉴욕이나 뉴저지, 매사추세츠와 같은 주들이 11개 주가 더 있거든요.

◆ 홍종호> 구매력도 높은 주들이고요.

◇ 한병화> 그렇습니다. 아마도 캘리포니아는 그때보다 훨씬 큰 보조금, 1만에서 1만 2천 불 정도의 보조금을 준비해놓고 있는 상태예요. 그래서 의무 판매 비율 제도도 내년부터 확 올라가기 때문에 트럼프는 무력화시키려고 법적 소송을 하겠죠. 캘리포니아와 그 룰을 따르는 주들의 권한은 잘못된 거라며 소송을 할 것이고 캘리포니아는 거기에 대해서 반대 소송을 할 거기 때문에 아마 4년 내내 소송을 하게 될 거예요. 그러니까 완성차 업체들이 그게 싫은 거죠. 왜 이렇게 불확실해지냐. 별로 바꾸기 싫어하는 거거든요. 어쨌든 트럼프가 절대 권력은 있는 것 같지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 게 미국의 시스템이다.

◆ 홍종호> 이런 말을 봤습니다. 보조금 폐지가 현대차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현지 인센티브가 어그러지면 수익성이 더 좋아진다. 이 설명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 한병화> 제가 봤을 때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인센티브를 주면 당연히 업체들이 좋죠. 그게 일론 머스크의 논리하고 똑같죠.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면 나도 안 좋지만 나보다 다른 업체들이 훨씬 안 좋으니까 궁극적으로 우리가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다. 궤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테슬라만 하더라도 올 3분기까지 전기차를 팔아서 연방 정부로 받는 크레딧 자체가 전체 순이익의 거의 40%에 육박해요. 이걸 만약에 단기간에 무력화시켜버리면 자기는 그만큼 안 좋아지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약간 궤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보조금 정책이 수정되면 수요에 영향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여파는 어느 정도 될까요?

◇ 한병화> 그거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보조금을 어떤 기간에 걸쳐서 수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만약에 올 연말쯤에 확정이 되는데 그다음 연도부터 바로 없다면 그 연도는 타격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한 1년 정도 지나면 업체들이 그 부분을 흡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원가 경쟁력을 갖춘 거나 수율을 올리거나 해서 조금 회복되고 할 거거든요. 만약에 현재 한 3년에서 4년, 5년 이런 식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면 오히려 트럼프 기간 동안에 전기차에 대한 추정이 별로 나쁘지 않아질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단계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연말만 되면 '프리컷 디맨드'라는 게 올라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과연 어떻게 설계될지 저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 한병화> 근데 의회가 보조금을 없애게 되면 기존의 공장들에서 받게 되는 AMPC(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라는 생산 세액공제 부분도 낮아지기 때문에 의회에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하는 의견들이 많이 있죠.

◆ 홍종호> 자기 지역에 공장 유치된 곳들이 있으니까요.

◇ 한병화> 굉장히 많죠. 지금까지 누적으로 보면 IRA 이후에 투자한 금액이 공화당 지지 지역 혹은 경합주까지 합치면 한 86%가 그쪽입니다. 민주당은 십몇 퍼센트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친구들한테는 굉장히 심각한 이슈죠.

◆ 홍종호> 바이든 행정부에서 IRA를 도입하고 적극 추진했는데 실제 혜택은 공화당 정치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 이루어졌다는 게 아이러니컬하긴 하네요.

◇ 한병화> 공장 부지가 시골 쪽밖에 없죠. 그러니까 그럴 수밖에 없어요.


◆ 홍종호> 지난번 오셔서 유럽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 크게 확장될 수 있다. 16% 성장 이런 얘기도 하셨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 한병화>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바로는 변함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EU와 영국 같은 큰 시장이 있잖아요. EU는 내년도에 전기차 CO2 배출 규제 올리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 완성차 업체들이 계속 요구를 하고 있거든요. 규제를 완화해 달라 지금 너무 어려우니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전혀 수용 의사가 없다는 것을 신임 집행부가 계속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상태고요.

내년도 2월에 독일에 총선이 있습니다. 그 총선에서 만약에 현재 중도 보수인 기민-기사 연합이 1당을 하게 되고 1당이 어떤 당과 연정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가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그거에 대해 전혀 누그러뜨릴 생각이 없는 것 같고요.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도 노동당이 잡은 상태인데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도부터 의무 비율이 확 올라가거든요. 이 부분을 낮춰달라고 얘기는 하고 있는데 비율을 낮추는 건 어렵다. 이런 식으로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서 완성차 업체들 입장에서는 그 규제를 따라갈 수밖에 없거든요. 너무 많은 벌금을 내야 되기 때문에 아마도 규제만 하면 그러니까 지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거라고 보고 있죠.

저는 규제 때문에 16% 성장을 보고 있는데 지원까지 확대가 된다면 그보다 훨씬 커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은 특별하게 변동을 없게 보고 있고요. 미국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내년까지는 보조금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내년 한 3분기 말, 4분기 정도 될 것이기 때문에요. 그 두 개를 합치면 내년까지는 유럽과 미국의 합산 전기차 판매가 올해 대비해서 20% 성장한다. 제 생각은 변함은 없어요. 문제는 미국의 2026년부터의 판매가 어떻게 될 건가. 그거는 지켜봐야 된다는 거죠.

◆ 홍종호> 저희 방송에서 직전에 다뤘는데 스웨덴의 노스볼트라는 유럽의 대표적인 2차전지 기업 아닙니까? 지금 파산보호 신청까지 할 정도가 됐는데요. 이런 것이 유럽 시장에 미칠 영향 또 우리나라의 관련 기업에 미칠 영향 이런 건 어떻게 보시나요?

◇ 한병화> 노스볼트가 큰 폭의 파산보호 신청을 했는데 그 업체가 유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그치만 우리 업체들한테 미치는 시사점은 크죠. 왜냐하면 유럽 각국들이 노스볼트뿐만 아니라 ACC나 파워코, 베르코 이런 많은 업체들을 육성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근데 지난 한 4~5년 동안 현재까지 성공하는 업체가 하나도 없어요. 그만큼 배터리가 중국이 워낙 치고 나오니까요. 마치 쉬운 기술처럼 보이지만 배터리를 잘 만든다는 게 쉽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중국하고 한국 업체들의 대결 구도로 간다.

◆ 홍종호> 유럽 시장 내에서 말이죠?

◇ 한병화> 그렇죠. 미국도 그렇고요. 근데 미국은 어쨌든 중국을 막는 것으로 가기 때문에 한국 배터리가 살아남을 공간이 확실하고요. 유럽도 중국이 계속 치고 올라오고는 있으나 일정 수준에서는 아마 중국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은 유럽이 견제를 할 거예요.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배터리가 유럽에서도 존재감 있게 중장기적으로 남을 수 있을 수 있겠다. 이 점이 노스볼트의 파산 신청으로 확인이 된 상황이에요.

◆ 홍종호> 가격 경쟁력은 우리나라 업체들이 중국 업체를 따라가기 힘들 것 같은데 품질은 어떻습니까?

◇ 한병화> 품질은 우리가 더 낫다고 얘기하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상위 업체들 CATL, BYD 같은 업체들과 비교하면 우리가 그런 업체들보다 더 낫다고 얘기하기는 어렵고요. 가격이라는 것은 중국만이 가진 특수한 점들이 있죠. 환경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보조금을 워낙 많이 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 업체들의 가격을 따라가기는 어려워요. 우리가 할 것은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대한 수요를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서 중국보다는 가격 경쟁성이 낮지만 중국 이외에 대안은 한국밖에 없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는 거죠.

◆ 홍종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에 직접 투자는 늘어날 수 있겠네요.

◇ 한병화> 이번에 중국산 전기차가 막히게 되면 더 많이 확산될 것처럼 보였는데 둘이서 막후에서 협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일정 조건을 주면서 당분간은 풀어줄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기존에 봤던 것처럼 중국 업체들의 유럽 직접 생산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다릅니다. 아무리 중국 업체라도 유럽에서 하는 것이 코스트를 마음대로 핸들링하면서 할 수 있지 않기 때문에요. 저는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업체들이 충분히 유럽 내에서도 생존할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죠.

◆ 홍종호> 좋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병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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