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구속되면 정권이 한 달 안에 무너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으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주요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수감 중인 명태균씨는 지난 3일 창원지검의 구속기소 직후 변호인을 통해 "특검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명씨 측 변호인은 버렸다고 주장했던 '황금폰'을 명씨가 아직 가지고 있다면 국민 앞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과의 통화를 추가로 폭로하거나 김건희 여사와의 대화를 공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명씨의 황금폰은 지난 대선 기간 사용해 각종 녹취 등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검찰은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밤 오후 10시 25분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검찰이 명씨를 구속한 지 18일이 지난 시점이다.
앞서 명씨는 지난 10월 8일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는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내가 구속되면 정권이 한 달 안에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입을 열면 세상이 뒤집힌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다.
명씨의 엄포가 현실이 돼 가는 수순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명씨가 '특검을 하자'고 하는 건 사실상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적극 제공하겠다는 의사의 표현"이라며 "이미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면 윤 대통령이 첩보를 입수하고 '도저히 정상적인 방법으로 버티지 못하겠구나'하는 판단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인식을 가진 의원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냥 필 받아서 하셨을 수도 있다"며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뭔가 어제 수사 과정에서 특이한 게 나온 게 아닌가, 그걸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황금폰과 관련해서 뭔가 있는 것처럼 제공하겠다 이러한 발언들이 오후 5시 무렵에 있었다"며 "오후 5시~6시 무렵부터 계엄과 관련된 준비행위들인 행안부 장관이 울산에서 급거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그 시점하고도 일치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명씨 측은 4일 변호인은 통해 "검찰이 명씨가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그 휴대전화는 대화 상대가 있을 것이고 명씨가 통화했다고 하는 상대 휴대전화를 검찰이 확보하면 된다"며 "윤 대통령 부부의 휴대전화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