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주> 질문하는 기자 CBS 이정주입니다. 계엄 후폭풍으로 급박한 상황 속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모시고 인터뷰 진행합니다. 지금 탄핵이냐 하야냐 임기 단축이냐 여러 안이 나오면서 혼돈인데 현 상황 평가 어떻습니까?
◆ 홍준표> 우선 탄핵을 논하기 전에 계엄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한데요, 제가 지난 3일 계엄 선포 당시 TV로 내용을 들어보니까 저건 비상계엄 사유가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 당시 언급한 것들은 그게 정치로 풀었어야 할 문제거든요.
◇ 이정주> 그렇죠. 예산이든 장관 거취 등등요.
◆ 홍준표> 예산 탄핵이든 탄핵 소추든 장관 탄핵 등 이 모든 게 정치로 풀었어야 할 문제를 정치로 풀지 않고 나가는 바람에 각자의 길을 간 거 아니에요?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그러니까 윤 대통령한테 종국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최근 정치로 풀었어야 할 문제를 여태 정치로 풀지 않고 있다가 비상 계엄을 하길래, 저게 비상 계엄 사유가 되나 첫 번째 그런 생각이 들었죠. 두 번째 45년 전에 비상계엄을 대한민국에서 한번 하고, 45년 후에 지금 비상계엄을 한다는 게 시대적 상황이 맞나? 이거죠.
◇ 이정주> 계엄 사유 자체가 안 맞다?
◆ 홍준표> 45년 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 당했는데, 그건 비상계엄 사유가 되거든요. 계엄을 하면 군인들이 출동해서 군정으로 들어가 버리는데 지금 대한민국이 그때보다 민도도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소통 수단도 다양해졌어요. 그런데 그게 통제가 되겠어요? 세 번째,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권을 발동을 하면 즉시 계엄 해제를 해야 되는데 지금 국회가 압도적 다수로 야당이 돼 있죠. 계엄 해제 요구권을 행사를 하면 저 계엄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느냐 이거죠. 그래서 나는 저걸 '한 여름 밤의 꿈'으로 봤어요.
◇ 이정주> 계엄이 해프닝으로 끝난 건가요?
◆ 홍준표> 그냥 해프닝, 해프닝에 불과했죠. 근데 그런 중대한 비상조치권을 그런 식으로 맥없이 끝나게 행사하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죠. 국정 관리 능력의 문제라서 그래서 제가 수습을 잘 하시길 바란다고 페이스북에 썼죠.
◇ 이정주> 일단 일은 이렇게 벌어졌고 현재 상황은 어떻게 보십니까? 탄핵, 하야 등 매일 좀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어요.
◆ 홍준표> 민주당이 지금 탄핵 발의를 했는데 우리 당으로서는 8년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당했습니다. 또 다시 탄핵을 당하게 되면 이 당은 한국 사회에서 존재할 가치도 없고 두 번 탄핵을 당할 정도면 당을 해체하는 게 맞죠. 소멸되는 게 맞고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탄핵은 막아야 합니다.
◇ 이정주> 탄핵은 안 된다?
◆ 홍준표> 대신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해서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고, 거국내각 책임총리제 도입해서 내정은 대통령이 손 떼고 외교와 국방만 담당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책임총리한테 맡기고 그 다음 개헌 절차를 통해서 임기 단축하고 그렇게 해서 질서 있는 퇴진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 이렇게 생각해요.
◇ 이정주> '질서 있는 퇴진'을 하려면 사실상 조기 대선을 해야 되잖아요.
◆ 홍준표> 조기 대선을 할 수밖에 없죠. 원래 민주당이 탄핵할 구실을 못 찾아서 여태 몸부림 쳤는데 이것만큼 좋은 탄핵 구실이 어디 있습니까? 여당 입장에서는 또 다시 8년 전처럼 유승민 같은 역할을 지금 한동훈 대표가 하고 있죠. 이렇게 되면 한국 보수정당은 한 번 붕괴됐다가 살아났는데 8년 만에 또 붕괴되고 궤멸되는 거예요. 그래서 탄핵은 보류하고 질서 있는 퇴진 절차를 받는 게 어떠냐는 거죠. 여야 합의로 책임총리제를 수용, 내정은 거국 내각으로 하고 국회 헌법 개정특별위원회 만들어서 개헌하자는 거죠. 다음 시대에 맞게 헌법 개정을 해서 나라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는 게 옳지 않느냐 저는 그리 생각해요.
◇ 이정주> 계엄군이 국회를 먼저 봉쇄한다든가 이런 부분들이 그리고 준전시 또는 사변 등 이런 부분들이 계엄 사유가 안되는데 강행한 것을 감안하면 내란죄 구성 요건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요.
◆ 홍준표> 그건 사법기관에서 다루는 문제고 정치권에서는 서로 주장만 하는 거죠. 사법기관에서 다룰 문제는 사법기관에서 다루고, 정치권 인사들은 다른 걸 하는 거죠. 민주당 측에서는 이미 내란죄로 윤 대통령을 많이 고발했잖아요. 검찰과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그건 사법기관의 판단에 맡기는 거고 정치권에서는 탄핵 절차보다는 질서 있는 퇴진 절차로 가는 게 옳지 않느냐, 그게 나라 안정을 위해 좋은 거라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8년 전에 사태가 재발되면 한국 정치는 그야말로 무너질 겁니다.
◇ 이정주> 지금 상황이 거의 분단위로 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반대 당론을 어제 채택한 이후, 오늘은 다른 입장을 표명했어요. '윤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는 건데 어떻게 보십니까.
◆ 홍준표> 그건 제가 보기에는 사감(私感), 개인적인 감정입니다. 그거는 국사와 다른 자기 사감입니다. 계엄 당시에 자기를 체포하려 했다는 거죠.
◇ 이정주> 한 대표를 향한 체포조 그 문제 말씀인가요?
◆ 홍준표> 실제 그게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아마 한 대표가 격분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사를 다루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사감과 국사는 구분해야죠.
◇ 이정주> 계엄 이후 수방사령관과 국정원 1차장 등 내부 고발성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비상계엄 이후에 정치인들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대표,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 등 체포를 지시했다고 폭로했어요. 윤 대통령이 '이 기회에 싹 잡아들여라' 등 지시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홍준표> 그런 사람들 데리고 계엄을 했다는 게 얼마나 코미디입니까? 대통령이 그런 참모들 데리고 계엄을 했다는 게 얼마나 시대의 정치 코미디인가요. 그러니까 제가 '한 여름 밤의 꿈'이라고 한 겁니다. 윤 대통령은 자기가 국정을 장악하고 있다고 착각을 한 거죠. 지금 이틀도 안 됐는데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오는 거 보면 군인들 입에서 전부 자기 빠져나가려고 하는 소리들 아닙니까? 그런 사람들 데리고 어떻게 그 나라를 운영합니까? 경험을 하려고 생각했습니까? 넌센스죠. 국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겁니다.
◇ 이정주> 윤 대통령 스타일을 보면, 질서 있는 퇴진안을 거부할 수도 있는데?
◆ 홍준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똑같은 상황이었죠. 처음에 '질서 있는 퇴진안'이 나왔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안 받았어요. 야권이 탄핵을 밀어붙이니까 나중에 질서 있는 퇴진하겠다고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김무성 의원이 탄핵을 밀어붙였어요. 시장, 군수 같은 작은 권력은 철옹성이지만 큰 권력은 모래성입니다. 무너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 이정주> 혹시 계엄 선포 이후에 윤 대통령과 연락한 적은 없습니까.
◆ 홍준표> 없어요. 평소에도 소통하는 경우가 한두 번 그 외에는 한 일이 없죠. 세상에 저렇게 허술하게 계엄하는 건 처음 봐요. 나는 계엄 사태 경험도 몇 번 당해보지 않았지만은 참 처음 봅니다. 그게 초보 대통령의 한계예요. 정치 초보 대통령의 한계예요.
◇ 이정주> 일각에선 계엄 선포 배경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 장악설도 나옵니다. 부정선거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서 강행했다 등 거론되는데?
◆ 홍준표> 그건 난센스 중에 난센스죠.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난센스에요. 극우 유튜버들한테 현혹 됐겠죠. 그런 일이 있었다면요. 글쎄 지금 대명천지에 부정선거를 획책할 수 있을까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전자개표가 잘못됐다고 해가지고 그 당시에 우리 한나라당에서 동대문을 지역만 수개표를 해본 적이 있어요. 당시 재검표를 했는데, 재검표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 표가 3표 더 나왔어요. 그 이후 저는 전자 개표로 인한 음모는 그건 진짜 음모일 뿐이라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계엄군이 선관위에 갔다는 것도 그건 유튜버들 주장에 동조하는 참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죠.
◇ 이정주> 민주당 이재명 대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대선의 경쟁자이기도 하니까요.
◆ 홍준표> 이 대표는 밑바닥에서 자라서 참 온갖 고난을 다 겪었죠. 그걸 거친 사람인데 권력에 대한 집착은 참 대단하다고 나는 봅니다. 제가 일전에 그런 이야기를 한 일이 있어요.
우리 당 사람들이 재판에 일희일비 하는 건 참 비겁한 짓이라고요.
◇ 이정주> 이 대표가 재판에서 유죄 받으면 대선에 못 나올 것이다, 이걸 기대하는 목소리 말씀이시죠?
◆ 홍준표> 정치인의 진퇴는 국민이 결정하는 거죠. 판사 손에 정치인의 진퇴를 결정하는 거는 그건 난 잘못됐다고 봅니다. 미국 트럼프를 한번 보세요. 숱한 범죄 혐의로 배심원들의 유죄평결을 받아도 대통령이 되잖아요. 사법제도가 우리나라와 미국은 좀 달라요. 미국하고는 그렇지만 정치인의 진퇴를 판사 손에 맡기는 건 전 잘못됐다고 봅니다. 국민이 판단을 해야죠. 어떻게 보면 비겁한 노림수로 정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죠. 능력과 힘을 키우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도록 그런 경쟁을 해야죠. 민주당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를 향해 뭐라고 했습니까? 검사 대 범죄자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 범죄자가 대통령이 돼버렸죠. 우리나라도 똑같다고 봅니다. 그 구도는 아마 먹히지 않을 거예요.
◇ 이정주>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습니다. 내일 오후 국회 의결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홍준표> 전망이라기보다도 만약 한 대표가 이 탄핵에 찬성을 하면 한동훈은 바람과 같이 사라질 겁니다. 그렇게 하면 이 당은 붕괴될 겁니다. 한국 보수 정치, 보수주의자들은 거의 붕괴될 거예요. 이게 용병들의 헤게모니 다툼이었죠. 윤석열, 한동훈 자기들끼리 싸움에 한국 보수 진영이 붕괴되는 거예요.
◇ 이정주> 2차 계엄 우려도 나옵니다.
◆ 홍준표> 있을 수 없는 이야기죠. 그건 가능하지 않죠. 당장 한번 해보니 어떻게 됐어요?
군인들조차도 지금 명령에 따르지 않는 판인데 어떻게 계엄을 하나요. 한 번 당해보고 또 시도한다면 그건 바보죠.
◇ 이정주> 탄핵 대신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했지만, 결국 주도권은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쥐고 있잖아요. 민주당이 안 받으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 홍준표> 탄핵안 통과가 안 되면, 민주당이 안 받을 수 없을 겁니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민주당 자기들도 의도하는 대로 가겠지만 탄핵안을 통과가 안 되면 민주당은 '질서 있는 퇴진안'을 받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 이정주> 민주당은 계속 탄핵을 계속 발의하겠다는 입장인데요?
◆ 홍준표> 그렇게 되면 반작용이 있어서 이제 국민들이 돌아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