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와 맞물린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시민들이 속속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으로 몰려들고 있다.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는 국회의사당 인근 지하철역은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약 2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앞 '윤석열 정권 3차 퇴진 총궐기' 현장에는 경찰들이 대거 배치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은 여의도 일대에 기동대 100개 이상, 교통경찰 230여 명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회 참여를 위해 수원에서 왔다는 김수연(25)씨는 여당인 국민의힘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씨는 "국회의원이기 전에 국민으로서 이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다음 공천을 바라고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딸, 아내와 함께 탄핵 촉구 집회를 찾은 조규행(48)씨도 "(두 딸에게) 계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늘 아침에 설명해줬다"며 "내란죄를 저지른 당사자들을 모두 색출해서 법의 심판을 맡겨야 한다. 이번에는 퇴진이 아니라 무조건 탄핵을 시켜야 한다"고 분노했다.
오후 2시쯤부터 국회 인근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학생 총학생회, 정의당 등의 사전집회가 열렸다. 오후 3시부터는 주최 측 추산 20만 명이 참여하는 '윤석열 정권 3차 퇴진 총궐기' 집회도 열릴 예정이다.
이 때문에 집회 장소 인근 지하철역인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은 시민들이 빠져나오는데 수분이 걸릴 정도로 정체를 빚고 있다. 지하철역에 배치된 경찰관들은 국회의사당역 바로 앞인 6번 출구를 피해 1번 출구로 이동해 달라고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을 함께 부르거나, 직접 연단에 올라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발언들을 이어갔다.
숙명여자대학교 기계시스템학부에 다니는 이서희(20)씨는 "대학생이라면 당연히 참여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시험 준비 기간임에도 (집회에) 참여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전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선 "바로 퇴진해야 하는데 왜 계속 버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그루(27)씨도 "어젯밤 답답해서 잠을 못 잤다. 답답한 마음을 풀러 왔다"며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보며) 똑같아. 또 거짓말을 하면서 시간을 벌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