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와 맞물린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7일 국회 앞 대로가 발 디틸 틈 없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이들은 대통령 탄핵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이들은 인근 카페와 떡집 등에 '선결제'를 하며 집회 참석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날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는 국회의사당 인근은 인파가 몰려 지하철조차 '무정차 통과' 중이다. 집회 시작 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은 역사를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수분 걸릴 정도로 혼잡했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국회의사당역 바로 앞인 6번 출구 대신 1번 출구로 이동할 것을 안내하며 통행을 통제했다. 역 안에서는 시민들이 누군가의 선창에 따라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치는 모습도 이어졌다.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은 오후 3시 10분부터, 여의도역은 오후 3시 24분부터 열차가 지나치고 있다. 여의도역을 지나는 지하철 5호선은 정상 운행되고 있다.
오후 3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3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오늘 아침 내란범 윤석열이 사과하면서 내란 동조 세력에게 국정을 맡기겠다고 한다. 이 상황을 용납할 수 있는가"라며 "즉각적인 탄핵과 체포·구속이 필요하다. 동조 세력인 국민의힘도 처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윤석열의 종말을 함께 맞이할 것"이라고 외쳤다.
발언이 끝나자 현장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은 집회 참여 인원이 약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여의도 일대에 기동대 100개 이상, 교통경찰 230여 명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회 참여를 위해 수원에서 왔다는 김수연(25)씨는 여당인 국민의힘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씨는 "국회의원이기 전에 국민으로서 이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다음 공천을 바라고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딸, 아내와 함께 탄핵 촉구 집회를 찾은 조규행(48)씨도 "(두 딸에게) 계엄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늘 아침에 설명해 줬다"며 "내란죄를 저지른 당사자들을 모두 색출해서 법의 심판을 맡겨야 한다. 이번에는 퇴진이 아니라 무조건 탄핵을 시켜야 한다"고 분노했다.
이에 앞서 대학생들도 인근에 모여 시국대회를 열었다. 전국 31개 대학에서 모인 학생들은 국민의힘에 탄핵 동참을 촉구하며 강력히 비판했다. 경상국립대 정하늘 학생은 "국민의힘에게 경고한다. 역사의 심판대에서 공범으로 같은 최후를 맞고 싶지 않다면 내란 동조 행위를 당장 그만둬라"라며 "그 손을 잡는다면, 오늘 있을 표결에서 한 표라도 반대가 나온다면 남은 건 해체 뿐이다"고 규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촛불의 힘으로 나라는 지키자',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쿠데타 정권 박살 내자', '행동하는 서울대' 등 다양한 단체와 대학의 깃발들이 국회의사당 앞을 가득 메웠다.
한편,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은 인근 카페와 식당에 '선결제'로 마음을 전했다. 국회 인근 떡집 관계자는 "10만 원, 12만 원씩 선결제 문의가 계속 이어졌다"며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마음으로 동참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