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여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회 주변에 모여 대통령 탄핵 촉구를 외치던 시민들은 국민의힘 당사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고 있는 7일 오후 7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선 "윤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라", "국민의힘은 해체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고 있다. 시민들은 권영세, 권성동, 김도읍 등 국민의힘 의원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한 뒤 "탄핵에 동참하라"고 외쳤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정한 당론대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또다시 부결되고,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 대다수가 퇴장하면서 현재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도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국회 앞 대로에서 본회의 전부터 결과를 지켜보던 시민 수백 명은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몰려가 여당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당사 창문에 계란을 던지기도 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출구 앞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어주희(25)씨는 "여당이 국민 마음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그러는 것인지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여기까지 와서 항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인근 대로는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주최 측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00만 명이 모였다고 추산했고, 경찰은 오후 5시 기준 약 14만 명이 모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집회에선 윤 대통령 규탄 목소리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탄핵 동참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종일 이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여당을 향해 "거센 민심의 성난 파도를 거스르려 한다면 진정한 국민의힘이 무엇인지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본집회 장소 인근 산업은행 앞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연 대학생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전국 31개 대학에서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국민의힘에게 경고한다. 역사의 심판대에서 공범으로 같은 최후를 맞고 싶지 않다면 내란 동조 행위를 당장 그만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