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 당시 국회를 전면 통제해 내란 공범으로 지목된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현직 경찰청장 탄핵 소추는 처음 있는 일이다.
국회는 12일 오후 2시부터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 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했다. 총투표수 295표 가운데 찬성 202표, 반대 88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조 청장의 탄핵안은 가결됐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이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이 조항에 따라 조 청장의 직무도 정지됐다.
공백이 생긴 경찰청장 직무대리는 부기관장인 경찰청 차장이 맡게 된다. '직무대리규정'에 따르면 직무대리는 기관장, 부기관장이나 그 밖의 공무원에게 사고가 발생한 경우 직무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당 공무원의 직무를 대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관장에게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부기관장이 기관장의 직무대리를 맡게 된다.
직무대리의 요건이 되는 '사고'는 전보, 퇴직, 해임 등으로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해당 직위가 공석인 경우 또는 휴가, 출장 등으로 일시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데, 탄핵과 긴급체포도 여기에 해당한다.
통상 탄핵안이 가결된 이날부터 경찰청장 직무대리 체제가 가동되지만, 전날 새벽 내란 가담 혐의로 조 청장이 긴급체포되면서 이미 이호영 경찰청 차장이 청장 직무대리를 맡은 상황이다.
조 청장과 함께 긴급체포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최현석 생활안전차장이 맡고 있다. 목현태 국회경비대장은 직위해제 돼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경찰청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 경찰 지휘부 긴급 회의를 열고 "위기 상황에도 국민의 일상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석 서울청장 직무대행도 "서울경찰은 서울 시민의 안전에 공백이 없도록 민생 치안을 최우선으로 치안 활동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