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사태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12일 발표하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방어 논리를 내세웠지만 시민들의 '탄핵 촛불'은 이날도 타올랐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시민촛불' 집회를 열고 "윤석열이 무너뜨린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만명이 모였다.
집회 현장에는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함께 각자 개성있게 꾸민 피켓들이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막내야 언니가 살기좋은 나라 만들어줄게!', '내란성 위염 환자들의 모임', '11살 광화문에서, 19살 국회의사당에서, 인생에서 대통령 탄핵 2번', '피같은 반차내고 왔다' 등의 피켓과 함께 "헌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첫 발언에 나선 한국여성민우회 몽실 활동가는 "자신의 잘못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변명과 국민에 대한 겁박으로 뒤덮인 담화를 똑똑히 봤다"며 "어두운 밤에도 우리를 잇는 것은 언어라고 한강 작가는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곳에서 우리를 잇게 하는 것은 광장에 선 시민들의 발언과 이에 화답하는 광장의 뜨거운 외침"이라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박서진씨는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는 시민을 주권자로 보지 않는 혐오와 거짓으로 일관된 쇼에 불과했다"며 "우리는 누군가에게 지배받는 대상이 아닌 고유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진 주권자"라고 밝혔다.
수능을 막 끝낸 고등학생도 발언에 나섰다. 임가윤(19)씨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성명 발표를 접하고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학생으로서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재학생 이시헌씨는 "윤석열이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했던 선언은 바로 저희들과 죽기 살기로 싸우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윤석열이 퇴진하고 그 자를 비롯한 모든 쿠데타 세력이 모두 감옥에 갈 때까지 절대 촛불을 내려놓지 말자"고 외쳤다.
비상행동은 오후 8시쯤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집결해 집회를 이어갔다. 이어 8시 30분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얼굴이 담긴 대형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