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 국내정치의 혼란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한국 패싱' 우려가 더 커지는 상황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8일 외신기자들에게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전에 우리의 대응 구상과 로드맵을 마련해 북미협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열 장관은 이날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진행한 외신 간담회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서도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존의 외교정책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며 "최단 시일 내 우리 외교를 정상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열 장관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 대사를 북한 업무를 포함한 '특수 임무' 담당 대사로 지명한 점을 거론하며 "북한 문제, 특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생각을 우선순위 과제에서 빼놓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국내정치 혼란 속에서 제기되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소통 차질 우려에 대해 "이번 사태가 그전에 구축해놨던 소통의 정치적 동력을 좀 약화한 측면이 있기에 그 동력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여서 제약이 있지만 동력 회복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한미동맹과 한일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의 모멘텀이 지속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며,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2.3 내란과 탄핵정국 등과 관련해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찬사 받던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 국제사회를 매우 놀라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력이 입증된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언제나 자기 스스로를 고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체제"라는 프랑스 정치사상가 토크빌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계기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 걸음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6일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회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한국만은 거명하지 않은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며 거듭 친분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