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쟁나면 어쩌나 싶어 지옥 같았는데, 이젠 좀 살만 합니다."
23일 정오쯤 경기도내 최북단에 위치한 파주시 대성동 마을회관은 모처럼 웃음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환영 대상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였다.
이날 김 지사는 주민들과의 '약속'을 위해 마을을 다시 찾았다. 두 달 전 김 지사는 북한의 대남방송과 오물풍선 사태로 고통을 겪던 대성동 마을을 돕기 위해 특별 대책을 추진했다.
핵심은 주민들의 심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물리적 조치 방안을 마련하는 것. 방음시설 설치와 건강검진 차량 투입, 임시 휴게소·숙소 구축 등이다.
이후 대성동은 달라졌다. 각 세대마다 3중 방음창 등 북한군의 확성기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귀신소리, 쇳소리에 머리가 돌 것 같다"던 주민들 원성은 점차 누그러지는 양상이다.
현재 마을 46가구 가운데 43가구에 대한 방음 처리 공사가 마무리됐고, 3가구도 완료 단계다.
마을 이장 등이 측정한 결과 방음공사 후 실내 소음은 기존 65데시벨에서 10~15데시벨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민들은 방음시설을 통해 '단열효과'까지 누리며 난방비도 절감하고 있다고 호응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주민들은 김 지사에게 감사패를 건네는가 하면, 직접 준비한 음식들로 밥상을 차려 김 지사와 함께 점심을 나눴다.
한 주민은 "직접 담근건데 꼭 집에 가져 가세요"라며 김 지사에게 청국장 꾸러미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동연 지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며 "약속을 지키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주민들의 환대에 고마워했다.
이어 김 지사는 도라대대 GOP초소를 찾아 안보태세를 점검하면서 "(군 장병들에게) 고맙고 든든하다. 성원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김 지사는 파주지역을 비롯해 고양시(북부기우회 참석)와 안양시(1기 신도시 점검 및 독거노인 도시락 전달) 등 5가지 현장 업무 일정을 소화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오늘 이동거리만 200km(500리)가 넘는다"며 "민생현장을 강조해 온 김 지사의 도정 철학과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