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강체추행' 혐의 김진하 양양군수 구속…시민단체 "터질 게 터졌다"

영장실질심사 끝난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 연합뉴스

여성 민원인을 상대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진하 양양군수가 전격 구속되면서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지난 2일 오후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뇌물수수,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군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군수와 함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 혐의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성 민원인 A씨도 함께 구속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 혐의로 청구된 양양군의회 박봉균 의원은 영장이 기각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군수는 여성 민원인 A씨로부터 민원 해결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양양지역 한 카페를 방문해 A씨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군수는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김 군수는 '일신상의 이유'를 들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상태다. 새해 업무 첫날 시무식이 아닌 법정에 출두한 김 군수는 현재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진하 사퇴 촉구 범군민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는 지난해 12월 9일 오후 2시 양양군청 앞에서 '대통령 윤석열·양양군수 김진하 퇴진 촉구 범군민대회'를 개최했다. 전영래 기자
김 군수가 구속되자 양양군은 지난 1일자로 부임한 탁동수 부군수의 직무대리 체재로 전환하고 군정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양양국제공항 활성화 등 각종 현안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일 취임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 탁동수 부군수는 "고향에서 부군수 직책을 맡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행정 경험과 주민 소통을 바탕으로 군정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탁 부군수는 앞으로 양양군의 핵심 지역발전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민관 협력을 통한 지역 역량 결집에 주력할 계획이다.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도 향후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주민소환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김 군수의 구속과 수사결과가 투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양양시민연대 김동일 대표는 "대다수 주민들은 '사필귀정'으로 그동안 폐악이 지속되면서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라며 "수사는 사법기관이 알아서 할 것이고, 우리는 주민소환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명부 보정 작업을 거친 후 주민소환 투표 충족 수인 3700여 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나온 만큼 선관위가 이르면 다음달 주민소환제를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가 분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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