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54)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의 수사보고서 일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명태균 씨가 SNS 메신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가 상당히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9일 뉴스타파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지난해 9월 30일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 운영한 명씨와 함께 일했던 강혜경(47)씨의 주거지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그곳에서 강씨가 보관 중이던 명씨의 PC를 압수했고 검찰이 하드디스크를 포렌식한 결과 명씨와 윤석열 대통령, 명씨와 김건희 여사가 각각 나눈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 파일 280개가 복원됐다.
이들의 대화 기간은 2021년 6월부터 2023년 4월까지로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 전부터 당선된 이후까지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들의 대화 내용을 정리해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보고서(107쪽)에는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으로 여론조사결과를 전달한 메시지가 상당량 담겼다. 이중에는 명씨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수시로 제공하며 서로 대화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명태균-김건희 여사 수차례 여론조사 대화…김 여사 "충성!"
일단 2021년 6월말 명씨가 SNS 메신저를 통해 대선후보 적합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 등 언론보도 자료를 전송하자 김건희 여사가 감사를 표했다. 이어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연락처를 전송했다.명씨는 같은해 7월 3일에도 김 여사에게 "내일 오후에 공표될 여론조사 자료입니다.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며 보고서 파일을 건넸다. 김 여사는 "네 충성!"이라고 답했다.
그밖에도 공표 및 비공표 여론조사 자료를 수차례 명씨가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김 여사는 "이거 아직 공개 안 된 거죠"라는 등 수시로 물으며 대화를 했다고 뉴스타파는 보도했다.
명태균-윤석열 대화…尹 "이놈들이 홍으로 가는 거 아냐"
명씨는 2021년 10월 21일 윤 대통령 당시 대선 후보와 텔레그램 대화를 나눴다. 명씨는 윤 후보에게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보고서 파일을 전송하면서 "10월 21일 오늘 조사한 국민의힘 당내경선 책임당원 여론조사 결과"라며 "비공표 여론조사라 보안유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그래요"라고 답했다.텔레그램에서 명씨는 윤 후보에게 이와 관련해 "이재명을 선택한 11%는 이중 당적자로 추정된다"며 "최소 6만 명 정도"라고 보고했다. 이에 윤 후보는 "이놈들이 홍(홍준표)으로 가는 거 아냐"라고 되물었다.
이에 명씨는 "네 맞습니다"라며 "전두환 대통령 발언으로 대구, 경북에서 보수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경선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조금 더 있습니다"라고 했고 "윤 후보는 "ㅇㅋ"라고 답했다.
강씨는 3억 7천만 원 무상 여론조사 대가 김영선 공천 주장
강씨는 명씨가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위해 총 81차례에 걸쳐 3억 7천만 원 어치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를 했고 명씨가 여론조사 비용 대신 김건희 여사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해왔다. 정치자금법상 여론조사 보고를 무상으로 받거나 누군가 비용을 대납했다면 불법이다.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7일 대국민담화에서 "명태균 씨한테 무슨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면서 "명씨나 또는 우리 당의 정치인들이 여론조사 발표된 거라든지 또는 이건 내일 발표될 예정인데 그냥 알고만 계시라 이런 얘기들을 선거 때 수도 없이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