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에 사로잡혀 돌도 채 되지 않은 어린 조카를 살해한 고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정성욱)는 9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정신질환으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지른 것이 인정되지만 방어 능력이 전혀 없었던 생후 11개월에 불과한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면 1심에서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어버이날 동생의 집에 방문해 동생의 아들인 조카 B군을 창문 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신질환을 앓아온 A씨는 B군이 태어난 뒤 B군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망상을 하기 시작했고 직접 살해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모친이 B군을 돌보고 나머지 가족들이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 '아이를 안아 보고 싶다'며 B군을 받아든 뒤 모친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