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15일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던 지지자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공조본은 15일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태극기·성조기를 든 채 관저 방향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던 지지자들은 체포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체포까지는 안 될 줄 알았는데 믿기지가 않는다"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공조본 수사팀 일부가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을 지나가자 일부 지지자는 "매국노들, 나라를 팔아먹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른 새벽부터 관저 인근 일신빌딩과 루터교회 앞에 모여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공조본의 영장 집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집결 인원만 6500명에 달한다.
체포 전인 오전 8시 37분쯤에는 공조본 수사팀 일부가 관저동 안으로 들어가 영장 관련 협의를 한다는 소식에 지지자들 사이에선 분열도 일어났다. 집회 사회자가 "다들 진정하고 '윤석열 대통령 화이팅'을 다시 외치자"고 하자 지지자들은 "장난하냐. 우리가 지금 집회하러 나왔냐"며 "지금 윤 대통령이 체포되게 생겼는데 몸으로 막아야지, 도대체 뭐라는거냐"고 고성을 질렀다. 이내 대부분의 지지자들이 무대 주변을 떠났고 사회자는 결국 무대에서 내려왔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31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첫 체포영장 발부받아 이달 3일 집행에 나섰지만, 대통령경호처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해 실패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 7일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 이날 재집행에 나서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용산 한남동 관저를 떠나기 전 미리 촬영한 영상을 통해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 국민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