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을 불러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측은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실제 조사가 성사될지는 불분명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이날 오후 2시부터 재조사를 할 방침이다. 오전부터 재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윤 대통령 측이 '건강상의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오후부터 진행하게 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에서 이날 언론에 오후 조사도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전날 충분히 얘기했다"며 "오후 조사에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부터 줄곧 진술 거부, 즉 묵비권을 행사하던 윤 대통령 측이 이날 조사를 전면 거부한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현재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구인피의자 임시거실에서 수면 등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인피의자 임시거실은 난방시설과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시한 48시간 이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공수처의 입장에서 변수는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사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공수처가 대통령의 내란죄를 수사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 자체가 불법수사라는 기존의 주장 등을 적부심청구서에 담아,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법원에서 체포적부심사를 위한 심문 일정 등을 진행하면, 공수처 조사가 멈출 수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9시 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오전 11시부터 10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은 셈이다. 오전 조사에는 이재승 공수처 차장이 담당했고, 오후에는 비상계엄 TF팀장인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가 차례로 이어갔다.
조사 장소는 공수처 3층 338호 영상녹화조사실이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영상녹화를 거부해, 조사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지는 않았다. 공수처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과 관련한 200쪽 넘는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윤 대통령은 계속해서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