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반대 집회가 서울 도심을 뒤덮으며 연일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년 전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와 판박이라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일 누리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근혜 탄핵 당시 기사"라는 글과 함께 <"탄핵 인용하면 피바다·계엄령" 섬뜩한 태극기 집회>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는 지난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서울 중구에서 열린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포착한 기사로, 당시 주최자였던 정광용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지는 것 이상의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 선동하고 이에 열광하는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A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면서 "저 때 처벌 안 받았으니 공권력이 우습다 생각할것임"이라 적었다.

실제로 8년 후 최근 벌어지는 집회에서 과거와 흡사한 장면들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일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에서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첫 길은 윤 대통령 석방"이라며 "공수처, 선관위, 헌법재판소는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왔다. 모두 때려부셔야 한다, 쳐부수자"고 극단적인 발언을 했다.
집회 규모도 비슷하다. 3.1절 세종대로 인근에서 열린 집회를 기준으로, 2017년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와 2025년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 모두 500만명이 참석했다. 다만 이는 주최 측 주장으로, 다른 방식으로 집계하는 경찰 내부 추산치에 따르면 2017년은 비공개, 2025년 6만5천명이다.

정치권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8년 전 시위 연단에 올라 "탄핵은 기각될 것이고 태극기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외쳤던 윤상현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집회에서도 마이크를 잡고 앞장서서 윤석열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또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한국당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번 탄핵 반대 흐름에서도 다시 급부상하며 보수층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3일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극우의 발흥은 8년만에 다시 조성된 이번 탄핵정국의 '특질'로 주목해야 할 현상임이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법원 침탈·여의도와 광화문의 '윤석열 탄핵 반대' 고함은 세상에 놀람과 충격을 선사할 수는 있어도 거기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극우를 단지 악마로 바라보며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으로만 규정해서는 극우의 발흥과 위험성을 제어하고 해소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면서 이들의 취약함을 찾고 통합의 서사를 구성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