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선고' 앞두고 헌법재판소 인근 '안전 확보' 작업 분주

지하철역에는 물품보관함 이용 중단 안내문
헌재로 통하는 주요 길목에는 경찰 차단벽 설치
상점도 동참 "간판과 술병 등 위험한 것 치워야"

차단벽을 뚫고 가려는 지지자들과 그들을 제지하려는 경찰이 뒤엉켜 있다. 김수정 수습기자차단벽을 뚫고 가려는 지지자들과 그들을 제지하려는 경찰이 뒤엉켜 있다. 김수정 수습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서 경찰이 선고 당일 시민 보호와 불법 사태 차단을 위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14일 중점 관리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인근에선 안전 확보 작업이 종일 이어졌다.

헌재 인근 지하철역에선 물품보관함 신규 이용이 중단됐고, 상점에서는 입간판과 유리병 등 자칫 위험하게 악용될 수 있는 물건들을 치우고 있다. 경찰은 헌재 정문 근처에 차단벽을 추가 설치했다.
 
지하철역 무인 물품보관함 신규 이용을 중단한다는 안내 글. 주보배 기자지하철역 무인 물품보관함 신규 이용을 중단한다는 안내 글. 주보배 기자

이날 안국역 무인 물품보관함에는 "역 폐쇄 예정에 따라 부득이하게 안국역, 한강진역의 물품보관함 신규 이용을 중단하게 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공지글이 붙었다. 안국역 근처 인도에 설치된 지하철 환기구들 주변으로 '안전제일 위험'이라고 적힌 빨간 띠가 쳐졌고, '올라가지 마세요' 안내문도 붙었다.
   
헌재 인근 공사장에서도 철제벽 설치 등 선고 대비 작업이 이뤄졌다. 공사장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구청에서 시위대가 들어올 수 있으니 건물 앞에 가벽을 세워 막으라고 했다"며 "어제 아침에 입구를 둘러싼 2.3m 길이의 철제벽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주에는 공사장 출입로를 완전히 폐쇄할 예정이라고 한다.
 
상점들도 안전 확보를 위한 필요 조치를 인지하고 있었다. 헌재 인근 가게 주인 A씨는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경찰과 구청 관계자들이 왔다. 앞에 있는 간판과 뒷골목에 있는 술병 궤짝을 치워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장 B씨는 "저번에도 경찰이 (헌재 바로 맞은편에서) 인파를 제지하다가 (지지자들이) 이쪽으로 다 밀려온 적이 있었다"라며 "그때 다치지는 않았지만 골목이 워낙 좁아서 선고 당일에 (화분, 가판대 등을) 치워두려고 한다"고 답했다.
 
선고 당일 영업을 포기한 업장도 있다. 헌재 인근 가게에서 근무하는 C씨는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선고 당일 영업을 못할 것 같다"라며 "가게 문이 통유리다 보니 경찰이 파손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라며 우려했다.
 
헌재 정문 앞 횡단보도는 아예 폐쇄된 상태다. 김수정 수습기자헌재 정문 앞 횡단보도는 아예 폐쇄된 상태다. 김수정 수습기자

헌재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는 경찰 차단벽이 설치됐다. 헌재 정문 앞 횡단보도는 아예 폐쇄된 상태다. 현장에서 만난 기동대 관계자는 "헌재 쪽으로 진입하는 인원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작은 통로만 만들어 놓았다"고 말했다.

이런 경비 강화 상황에서도 헌재 인근에선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쯤에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이 길목을 통제하는 경찰관을 향해 "시민들이 당신들을 체포해서 경찰에 넘길 수 있다"고 말하며 다른 지지자들을 향해 "뚫어서 밀고 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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