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제기구들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지난 1월(2.0%)에서 반토막 난 것으로,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IMF에서 개최한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관세 충격에 크게 노출됐으며, 다른 지역보다 그 충격이 크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IB 가운데 JP모건과 시티은행이 줄줄이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0.2%포인트 또 내렸다.
JP모건은 0.5%로, 지난 8일 0.9%에서 0.7%로 내린 지 약 2주 만에 하향 조정이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건설 사이클 지연과 2024년 4분기와 2025년 1분기 정치적 소란(noise)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수출 부진도 요인으로 꼽았다.
씨티은행도 기존 0.8%에서 0.6%로 낮췄다. 김진욱 시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정치적 문제 등으로 인해 1분기 GDP가 부진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1분기 GDP 성장률 성적표가 역성장이었던 만큼 0%대 중반 조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내놓은 1분기성장률(속보치)는 -0.2%로, 한은의 2월 전망(0.2%)과 블룸버그 전망치(0.1%)를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5월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예상치인 1.5%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도 지난 2월, 오는 5월을 포함해 3차례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4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5월)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5월 경제 전망 때 성장률이 얼마나 낮아지는지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