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국민의힘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본선 승리를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선 긋기'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윤 전 대통령 출당 등에 대해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경선 후보군 중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가장 긍정적이었던 그는 당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구체적 단일화 방안'을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앞으로 자주 만날 것"이라며 조만간 만남을 시사했다.
또 과거 사랑제일교회 전광훈씨와 공동으로 창당한 자유통일당과 관련해선 "당 대표가 누군지도 모른다"면서도,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최대한 넓게 쳐야 한다는 취지로 연대 여지를 열어뒀다.
다음은 경기 고양시 킨텍스 프레스룸에서 김 후보가 취재진과 만나 주고받은 일문일답.
Q. 국민의힘 공식 대선 후보가 되면 단일화에 대해 '보다 책임 있는 입장'을 내겠다고 했다. 한 전 총리와 소통할 계획이 있나. '빅텐트 단일화'는 어떤 방식이 좋다고 보나.
A: "우리가 '뭉쳐야 살고 흩어지면 진다'는 상식 아니겠나. (민주당 대선 경선 득표율인) 89.77%의 이재명 후보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데, 그 모든 분들과 손을 잡고 힘을 합치도록 하겠다.
한 전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께서도 조금 전에 제게 전화로 여러 가지 축하와 격려의 말씀들을 해주셨다. 한 전 총리와는 개인적으로 (원래) 가까운 사이다. 그러나 제가 이제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정당 대선후보가 됐고, 한 전 총리는 무소속으로 지금 계시지 않나. 우리 당에 입당하셨으면 제일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기에 (발생하게 된) 복잡한 문제, 어려움을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잘 협력하겠다.
기타 앞으로 다른 어떤 부분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과 손을 잡고 일해 나가도록 하겠다."
Q. 치열한 경선을 통해 당 후보가 됐다. 이제 와 한 전 총리와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타임라인상 촉박하다는 문제도 있다. 대략적으로라도 염두에 둔 단일화 방식이 없나.
A: "제가 오늘 (대선후보로) 처음 선출되지 않았나. 뽑히자마자 '단일화를 어떻게 할 거냐', '단일화 방법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너무 급하다). 저도 한 번 숨 돌리고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 단일화나 연대·연합 등은 결국 이 후보를 이기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그 대원칙 아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쪽으로 여러 논의를 더 해나가겠다. 당원들도 오늘 저를 뽑아줬는데, 벌써 (제가) 단일화안을 내놓는다고 하면 조금 이상하지 않겠나.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
Q. 대선 후보가 됨으로써 당무 우선권을 갖게 됐다. 본선 경쟁력을 위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당원 제명·출당 조치 얘기도 나오는데 윤리위를 열 생각이 있나. '반명(反明) 전선'을 위해 자유통일당과도 단일화할 수 있나.
A: "윤 (전) 대통령을 출당한다든지 등은 생각해본 적이 아직 없다. 그런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제가 구체적으로 논의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자유통일당은 아직까지 제가 (관계자들을) 만나본 적도 없고, 대표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있다. (다만) '반이재명'(에 동의하는) 모든 후보, 모든 부분(세력)과 넓게 빅텐트를 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Q. 함께 경쟁했던 한동훈 후보가 승복 선언을 했고, 홍준표 후보는 정계 은퇴 선언 시 김 후보가 직접 말리기도 했다. 두 사람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나.
A: "홍 후보님은 지금 전화가 잘 안 된다. 저하고 오랫동안 같이 일해 왔고, 아주 오래된 동지, 동료관계다. 우정에는 늘 변함이 없다. 한 후보뿐 아니라, 저와 경쟁했던 모든 분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실 생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님이나 이철우 (경북도)지사님은 현직 공무원이라, 그분들을 빼고는 제가 다 모시도록 하겠다. 다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고, 제가 특별히 뛰어나거나 준비를 더 많이 한 것도 없다. 제 일념은 '이 나라가 더 위대해지는 것', '우리 국민이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 외엔 아무 관심이 없다. 이분들을 모시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통합'을 하고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겠나."
Q. 과거 '성상납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은 어떻게 보나.
A: "아직 당직자들과 논의를 하거나 (관련 생각을) 말씀을 드리진 않았다. 제가 1994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해 약 30년간 당 생활을 해왔다. 이 당에 여러 문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당은 '용광로'라고 생각한다. 저 같은 운동권 출신, 또 아주 반대편에 있던 분들도 같이 와 있는 게 국민의힘이다.
이준석 후보는 우리 당 대표까지 하다가 나가기도 하고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은데, 잡다한 부분을 끌어안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쇠를 만드는 당이 되도록, 펄펄 끓는 열정과 낮은 곳으로 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당직자들과 논의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