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후보 교체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하기로 의결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단일화 협상 결과에 따라 비대위에서 후보자 박탈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의힘은 오후 8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6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고, 15~16명의 의원들이 단상에 나가 발언을 했다고 한다. 대다수는 한 전 총리로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이 진행되던 중간인 오후 8시 30분쯤 김 후보 측과 한 전 총리 측, 그리고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 등이 함께 만나 단일화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김 후보 측이 단일화를 받아들이겠다며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지만 한 전 총리 측이 거절한 게 핵심 이유였다.
이 같은 소식은 의총장에도 전해졌다. 이후 의원들은 추가 논의를 이어가다가 오후 10시 30분쯤 양 측이 또다시 단일화 협상에 나선다고 하자, '후보 교체 권한'을 비대위에 넘길 지 여부에 대해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의총을 종료했다. 윤상현 의원에 따르면 의원 64명 중 찬성 62명, 반대 2명이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저희는 후보 교체라는 표현은 쓰지 않고 있다"면서도 "오늘 10시 30분부터 진행되는 협상 결과를 보고 그 결과에 따라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가 총의를 모은 부분이 있는데, 협상이 진행 중이라 협상에 불필요한 영향을 끼칠까 싶어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투표에서 반대를 했다. 이제 후보자 교체는 기정사실화 됐다"며 "우리 당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민주당하고 다른 게 뭐가 있나. 힘으로, 쪽수로 밀어붙이는 정당. 민주당을 비판하지만 우리 당의 모습이 민주당에 오버랩되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안타깝다"며 "후보자 동의 없는 강제 단일화는 당내 정당 민주주의, 당헌당규 위반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게 이기는 단일화인가"라며 "시너지가 있나, 감동이 있나. 이건 지는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문수-한덕수 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당은 선거관리위원회와 비대위를 연달아 열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결렬되면, 김 후보의 후보자 지위를 박탈하고 새로 선출하는 과정을 의결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