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단일화'의 내홍 여파로, 대통령 후보를 뒤늦게 확정한 국민의힘이 6·3 대선을 23일 앞둔 1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김문수 대선후보는 "죽기살기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1차 회의에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거쳤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더 소중한 시간이고, 또 더 의미가 깊은 시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에 대해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한 위대한 선거이자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한 중요한 선거다. (또) 국민을 통합하는 화합의 선거"라며 "지금 나라가 매우 어지럽다. 이 모든 대란을 극복하고 우리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해서 더 위대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의병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는 한덕수 예비후보로 당 후보를 교체하려던 당 지도부의 시도가 당원투표 부결로 무산된 다음날인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국민의힘 후보로 공식 등록을 마쳤다.
그는 "국민들이 보실 때 '국민의힘이 변하고 있구나', '앞으로 가고 있구나' 하는 믿음을 드려야 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도 "항상 국민의 말씀에 깊이 귀 기울이고 늘 더 '낮은 곳'으로 가서 경청하고 뜨겁게 실천하는 선대위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제가 1994년 이 당에 입당한 지 31년이 지났다"며 "(과거) 국민의힘은 국방·안보·외교·통일·민생·복지를 책임졌지만, 지금은 우리의 정책 역량, 이상 등의 성과 자체가 국민들로부터 의문을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도 "우리 국민의힘은 (성공적으로 정책을 견인한) 경험도 갖고 있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확실히 있다. 말로(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실적과 분명한 비전이 있는 정당"이라며 "'잘할 수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제가 '잘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문제로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와 충돌을 빚었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제 김 후보를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향해 하나로 뭉쳐 나아가겠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그는 "아직 실망할 때가 아니다. '9회말 2아웃' 역전 만루 홈런의 대역전극을 해낼 수 있다"며 선대위를 독려했다.
권 원내대표는 "저는 작년 12월 12일부터 당의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정말 크고 작은 고뇌 어린 결정을 수없이 내려야 했다.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하고, 저도 제 나름의 소신과 생각이 있었지만 참고 또 참았다"며 "늘 '탄핵보다 더 무서운 것이 분열'이라는 신조 하나로 버텼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당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이재명 후보를 위시한 더불어민주당의 집권을 막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이야말로 '정치와 민생 정상화'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당 내 경선에서 김 후보와 경쟁했던 나경원·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개혁신당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리며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안 의원은 선대위원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지금은 개인의 입장이나 정치적 계산을 따질 때가 아니다. 댁에 머무르실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전선으로 나오셔서 이재명을 막고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열에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양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의 '리턴매치' 구도로 갈 경우 필패라고 강조하며, 김 후보에게 12·3 비상계엄 관련 공식 사과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총괄선대본부장인 윤재옥 의원은 회의 종료 직후 양 전 의원의 발언과 관련, "(선대위 구성원의) 개별 메시지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하는 것 자체가 선거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출당 또는 제명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도 "선대위 차원에서 그 문제를 어떻게 하겠다고 결정하고 메시지를 내기보다는 우리 후보가 앞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새롭게 만들 것인지, (또) 민주당 집권 시 어려움을 홍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