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첫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천안함 사건 전사자의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안보와 보훈을 앞세우는 후보로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작 해병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단장의 무리한 명령으로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채 상병' 묘역은 찾지 않았다. 심지어 채 상병 묘역은 김 후보가 참배에 나섰던 제2연평해전 묘역과는 불과 1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2시쯤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했다. 이후 방명록에 '위대한 대한민국'이라고 남긴 뒤, 국가·사회 공헌자 묘역,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전 전몰자 묘역, 천안함 46용사 묘역 등을 찾아 차례로 참배했다.
김 후보는 직접 헌화를 하는가 하면, 일부 묘비는 직접 쓰다듬으며 본인과의 인연을 설명하기도 했다. 참배 현장에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선대위 수행단장을 맡고 있는 이만희 의원, 충청을 지역구로 둔 이종배·엄태영 의원 등이 함께 했다.
그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호국보훈의 정신을 기리고 호국보훈 가족들을 더 명예롭게 모시는 것이 국가 모든 사업의 첫 번째"라며 "이 부분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유지를 못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을 모시지 않고 우리 조국의 강산이 존재할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이어 "여기는 군인만 있는 게 아니고 소방관, 경찰관도 많이 계신다"며 "정치를 떠나서 국민 누구라도 와서 참배하고 이분들의 훌륭한 헌신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받는 것이 국가의 기본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 당시 상사의 무리한 지시로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채 상병의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다. 심지어 채 상병 묘역은 김 후보가 찾은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전몰자들의 묘역과 불과 1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오늘 다 다닐 수는 없다"며 "일일이 참배하지 못한 점에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처음 현충탑 자체에서 대표 참배한 것으로 갈음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채 상병 사건'은 김 후보가 고용노동부 장관이었을 때 일어난 일인 데다가. 윤 전 대통령과 국방부 고위 관계자 등이 해당 수사를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별도로 참배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충청권 선대위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을 한 뒤, '보수의 심장'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집중 민생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김 후보와 동행했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혼자 만이라도 '채 상병' 묘역을 참배했다. 과거 추경호 원내대표가 직접 참배한 적은 있지만, 대표급이 찾은 것은 사건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