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2일 경기 성남 판교를 찾아 IT업계 현업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직후에는 화성 동탄으로 이동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의 도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지 판교의 한 미팅룸에서 브라운백 미팅을 열고 IT 업계 종사자들의 고충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는 현업에 종사 중인 직장인 9명 등이 참여했다.
스타트업 창업자인 조영규씨는 이 후보에게 개발자 중심의 스타트업 창업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제가 창업하고 심사위원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것이 '개발자인데 사업을 잘할 수 있느냐'는 말이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이 후보는 "우리 생각으로는 창업 지원, 스타트업 지원을 대규모로 늘릴 생각"이라며 "지금은 기회의 폭이 너무 작으니까 이렇게 배제된다는 생각을 가질 것 같다.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IT 업계에서 사회적협동조합 등 비영리 단체도 투자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공감했다. 그는 "상법상 회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HR 플랫폼 회사에 소속된 이윤선씨는 "노동시간뿐 아니라 정확한 기록에 근거한 성과,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 등이 이뤄진다면 공정한 환경에서 노동하고, 노사간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며 기업의 인사 관련 정보를 공시하는 제도를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결국은 노동 문화에 관한 것인데,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억압적인 노동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오후 3시부터는 동탄 센트럴파크 음악분수중앙광장을 찾아 유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반도체 웨이퍼에 '세계 1위 반도체 강국 도약'이라는 메시지를 적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연단에 오른 화성 시민 신흥수씨는 "화성시가 반도체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허브로 성장한다면 이곳에서 자라난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반도체 1등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호응했다.
이 후보는 "지금의 이재명을 있게 해준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다시 찾으니, 오랜만에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하다"며 "가진 것도 없고, 조직도, 혈연도, 지연도 없는 저 이재명을 키워준 경기도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시를 바꿨고, 경기도를 바꿨고, 더불어민주당을 바꿨으니 이제 대한민국을 바꿀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며 "(지난 대선에서) 패배는 가슴 아팠고, 패배 후는 더욱 아팠다. 이제 더 이상 아프지 말자"고 호소했다.
최근 이 후보를 향한 다수의 테러 위협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현장 분위기는 삼엄했다. 유세에 앞서 경찰특공대원들이 주변을 돌며 위험 물질 등을 수색했고, 이 후보에 대한 근접 경호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이 후보도 직접 이런 상황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대선에서 패배하고 여의도로 갔더니 그때부터는 참혹한 살육전이 벌어져서 매우 힘들긴 했다"며 "인생이 길지도 않은데, 권력이라는 것은 더욱 짧은데, 그 시간에 누구를 미워하고, 누구를 제거하고, 누구와 싸우느라 보낼 시간이 어딨느냐"고 반문했다.
경기남부 지역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대전광역시로 넘어가 과학기술 관련 메시지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