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출 경우 주택 가격이 오르는 등 코로나19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컷(0.50%p 인하)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금은 금융 여건만 본다면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3년짜리 금리 등 중장기 금리가 굉장히 많이 내려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추가 인하가 자산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유동성 공급이 기업 투자나 실질 경기 회복보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쪽으로 작용할 정도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 새 정부와 서로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라면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이 문제를 많이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올해 0.8% 성장한다고 할 때 내수가 0.8%p를 다 기여하고, 순수출 기여도는 0%로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0.3%p로 나빠질 것"이라며 "내수 기여도는 1.9%p 정도로 가정하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