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파열음이 노출되고 있다. 4선 정청래 의원이 선거 운동을 진행 중인 가운데 3선 박찬대 의원이 출마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지자 간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격화 조짐이 보이자 몇몇 의원들도 가세했다.
정청래 "이재명 싫다" 7년전 발언 재조명
최민희 의원은 17일, 정청래 의원이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도왔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이 일부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자 적극 엄호에 나선 것이다.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청래 의원이 당대표 후보로 나서자 이재명 경기지사 선거 전후와 관련된 각종 비난글이 떠돈다. 음해다"라며 그 당시 이 지사를 위해 끝까지 싸운 사람은 본인과 정청래 의원 등 몇 사람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이 언급한 '비난글'은 정 의원이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독설을 했다는 얘기가 대표적이다. 최근 '디시인사이드' 내 '이재명은합니다' 갤러리를 비롯한 이 대통령 강성 팬덤이 주축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 의원 과거 발언이 돌고 있다.

당시 MBN '판도라'에 출연한 정 의원이 "사실 이재명 지사 저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싫어요. 이재명 지사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왜냐하면 이재명 지사 무슨 얘기 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나요"라고 말했던 게 영상과 함께 남겨진 것.
방송에서 故정두언 전 의원이 외려 "이재명 지사가 뭘 잘못했냐. 동정이 간다"라고 반론하고 하태경 전 의원이 "같은 당 사람은 항상 지원해주는 줄 알았다"고 놀라워했으나, 정청래 의원은 "(이 지사는) 하나하나 입에 올려서 방어하기 민망한 사안이 많다"고 되받았다.
물론 판도라 방송 직후 정 의원은 "제 진의가 그것은 아니었지만 발언에 상처 받으신 분이 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었지만, 과거 발언은 당권 도전과 함께 7년 만에 회자하고 있다.
"박찬대 돼도 상관 없다" 진화 시도
정 의원 측은 지지자들의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부심하는 분위기다.정 의원은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본인이 이 대통령에게 당대표 연임을 조언했고, 체포동의안 국면에서도 "물러서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경쟁 상대를 향해서도 "박찬대 의원이 당대표가 되어도 상관이 없다"며 "네거티브 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의원 출마 기자회견 때 옆에 섰던 양문석 의원의 경우 16일 페이스북에 "정청래는 동지가 아니었나. 법사위원장 정청래와 당대표 후보 정청래는 다른 사람인가"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다만 이 글에 악플 수백개가 달린 뒤 양 의원은 "무거운 마음으로 다양성을 확인한다. 제 글도 또 하나의 의견으로 읽어주시길 부탁 드린다"며 한 발 물러서야 했다.
"전당대회가 李정부 운명 가른다?"
오는 8월 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렇듯 시작 전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당대표 임기가 직전 대표인 이 대통령 잔여 임기를 승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1년여에 불과하지만, 연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선거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가 이재명 정부 운명을 가르는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며 "만약 이번 당대표가 1년 뒤 연임에 성공해 3년의 임기를 확보할 경우 차기 총선 공천권을 얻기 때문에 당의 결속을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대표 후보군 가운데 당원 대중적 인기 면에서는 정청래 의원이, 이 대통령과의 호흡 면에서는 박찬대 의원이 각각 앞선다는 게 당내 대체적 평가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강성으로 분류되지만 정 의원은 돌발적인 매력을 어필할 수 있고, 박 의원의 경우 개인적 성정이 온건한 스타일이라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