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중인 밀라노에서 서울의 미래를 보다

건축 실험장 밀라노, 서울 도시 디자인에 영감주나

밀라노 시티라이프. 권민철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서울시 대표단과 함께 둘러본 이태리 밀라노의 도심은 마치 거대한 건축 실험장 같았다. 과거의 흔적 위에 미래 도시의 청사진을 그려낸 야심찬 도시 현대화 프로젝트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시티라이프: 거장들의 손길로 빚어진 미래 도시

그 가운데 한 곳 시티라이프(Citylife)는 과거 밀라노 박람회장 부지에 조성된 복합주거상업시설이다. 밀라노의 도시화와 인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대규모 신도시 프로젝트 가운데 한 곳이다.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참여해 세련된 도시 경관을 완성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시티라이프는 도심 한복판 대규모 녹지 공간과 그 위에 '따로 또 같이' 조화롭게 솟아오른 고층 건물들이 인상적이었다.
 
주거, 상업, 비즈니스 공간이 비대칭적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또 보행자 중심의 설계와 지하에 배치된 도로 및 주차 공간은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환경을 구현했고, 조화롭게 어우러진 쇼핑 지구와 문화 시설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하고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밀라노 '포르타 누오바' 지구를 살피고 있다. 뒤에 보이는 아파트는 수직정원으로 외관 전체가 다양한 나무와 관목으로 덮여 있어, 마치 숲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서울시 제공

포르타 누오바: 낙후된 철도 부지의 화려한 변신

밀라노의 새로운 경제·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은 '포르타 누오바'(Porta Nuova) 지구 역시 미래 도시의 지평을 연 곳이다. 이곳은 총 29만㎡에 달하는 유휴 철도 및 산업 부지를 재개발해 친환경 첨단 도시로 탄생시킨 복합도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곳 역시 개별 건축물의 창의성과 도시공간의 통일성이 조화롭게 융합된 지역이다. 특히 중심부에 위치한 원형 광장인 '가에 아울렌티 광장(Piazza Gae Aulenti)'은 주변 고층 건물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도시의 활기찬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한다.
 
약 10헥타르 규모의 '도서관 공원(Biblioteca degli Alberi, BAM)'은 다양한 식물과 테마 정원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밀라노의 철학을 보여준다.
 
오세훈 시장도 이 두 곳에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서울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지상철도 67.6km 구간을 지하화해 이를 통해 확보할 122만㎡에 달하는 지상 공간을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고, 업무·상업·문화 시설을 복합 개발해 도시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아울러 포르타 누오바의 1.7배 면적의 용산철도기지창 부지를 입체복합 수직 도시로 조성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진행중이다.
 
서울시가 2027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첫 수상자를 발표할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 역시 포르타 누오바와 같은 세계 도시공간 혁신 사례를 조명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밀라노는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도시 공간 전체를 디자인의 대상으로 삼아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현장을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은 "밀라노는 디자인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투자임을 다시금 일깨운다"며 "이곳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은 서울이 '디자인'의 힘으로 시민의 일상을 업그레이드하고 글로벌 Top5 도시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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