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턱" 충북 연일 기록적 폭염에 피해 속출

뙤약볕 속 현장 노동자, 연신 얼음물도 역부족
충북 온열질환자 50명…가축 1만3천마리 폐사
연일 폭염에 벌 활동 활발…벌집 제거 하루 70건
청주 36.3도…충주·제천도 관측 이래 최고기온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가 얼음물을 나르고 있다. 임성민 기자

충북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지고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8일 오후 찾은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공사 현장.
 
체감온도 35도가 넘는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 노동자들은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연신 닦아내며 바쁘게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늘 한 점 없는 공사 현장은 10분 정도만 서 있었는데도 마치 사우나에 온 것처럼 무더웠다.
 
뙤약볕을 막기 위해 안전모 안에 두건을 여러 겹 걸쳐 쓰고, 팔에는 토시까지 둘렀지만 역부족이었다.
 
얼음물을 들이켜도 그때뿐, 몇 분 지나지 않아 다시 땀은 비 오듯 쏟아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노동자 A씨는 "일하는 내내 목욕탕 한증막 속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냥 포기했다. 더위가 빨리 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노동자 B씨도 '"아스팔트 바닥에서 열기가 수시로 올라오고, 건설 자재도 열을 머금어 굉장히 뜨겁다"며 "낮에는 서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정도"라고 말했다.
 
류영주 기자

장마가 일찍 끝나고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충청북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날까지 충북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50명이다.
 
증상 유형은 열탈진이 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 12명, 열경련 3명 순이다.
 
닭과 오리 등 1만 3237마리도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폐사하는 등 가축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닭이 1만 94마리로 가장 피해가 컸다. 이어 오리 4028마리, 돼지 115마리 등이다.
 
특히 이른 폭염에 벌의 활동까지 빨라지면서 피해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충북소방본부에 접수된 벌집제거 신고건수는 하루 70여 건에 이른다.
 
벌집을 제거하고 있는 소방대원. 청주동부소방서 제공

지난 1~6월 충북소방본부가 처리한 벌집 제거 건수는 모두 1140건으로,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52건(57.2%)이 6월 한 달 동안 집중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야외활동 시 벌집 흔적에 주의하고, 벌집을 발견하면 자극하지 말고 119 신고해달라"며 "특히 향수 등 강한 향은 벌을 자극 할 수 있으니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도내 지역별 최고기온은 증평 36.5도, 청주 36.3도, 진천 35.9도, 괴산 35.8도, 음성 35.7도, 옥천 35.4도, 충주·단양 35.2도, 영동 34.9도, 제천 34.5도, 보은 33.5도 등이다.
 
특히 청주는 1967년 관측 이래 7월 8일 기준 가장 높은 낮 기온을 기록했다.
 
충주와 제천도 1971년 이후 가장 더운 날을 갱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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