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이 귀띔한 '글로우 투 헤이즈'의 이스터 에그[EN:박싱]

강다니엘 여섯 번째 미니앨범 '글로우 투 헤이즈' 제작기 ① 음악 편

지난달 16일 미니 6집 '글로우 투 헤이즈'를 낸 가수 강다니엘. ARA 제공

"하고 싶은 노래"를 했고, "좋아하지 않는 곡은 앨범에 넣지 않았"다. 강다니엘이라는 이름은 널리 알려졌지만, 그의 노래는 아직 그렇지 못하기에 궁극적으로는 "제 음악을 유명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10%밖에 안 남은 대중성마저 없애고 싶진 않더라. 그럼 너무 각박해지니까"라고 너스레를 떤 강다니엘은,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곡"을 넣었다고 밝혔다. 전작 '액트'(ACT) 발매 당시 라운드 인터뷰에서다.

9개월 만에 나온 여섯 번째 미니앨범 '글로우 투 헤이즈'(Glow to Haze)는 조금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5곡으로 구성돼 있다. 많은 청자에게 공감을 살 만한, 보편적인 주제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앨범이다. 구체적으로는, '사랑'의 찬란했던 시작부터 점차 흐려지는 감정의 여정을 음악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솔로 데뷔 때부터 꾸준히 작사에 참여해 온 강다니엘. 새 앨범에는 그가 작곡에 참여한 곡이 처음으로 실렸다.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뉴 챕터"다. '작곡하는' 강다니엘로서의 모습도 기대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16일 발매된 강다니엘의 미니 6집 '글로우 투 헤이즈' 제작기를 들어봤다. 5곡 중 4곡 작사에, 또 1곡 작곡에 참여한 강다니엘이 아티스트이자 앨범 전반에 관여한 프로듀서로서 답변했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서면으로 진행했다.

강다니엘은 가수이자 프로듀서로 '글로우 투 헤이즈' 제작기를 들려줬다. ARA 제공

'글로우 투 헤이즈'는 말 그대로 '글로우'에서 시작해 '헤이즈'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밝고 경쾌한 사운드와 감정적으로 열린 가사가 '글로우'의 특징이라면, '헤이즈'는 자기 자신조차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흐릿해지는 마음을 노래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해야겠다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을까. 강다니엘은 "모든 감정이란 게 명확한 경계선이 없어서 갑자기 바뀌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서사와 배경으로 연결되어 서서히 변하고 진해지는 느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 감정을 사랑으로 비유했지만 사실 저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친구들, 음악에 대한 기억들, 소중한 것일수록 가장 벅차오른 순간과 씁쓸한 순간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첫 곡 '무비스타'(Movie Star)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에피소드'(Episode)를 지나 '러브 게임'(Love Game) '원 콜 어웨이'(One Call Away) '리틀 빗 로스트'(Little Bit Lost)까지 5곡이 수록됐다. 한 곡씩 자랑하고 싶은 매력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라틴 리듬과 몽환적인 알앤비 사운드가 어우러진, 세련된 멜로디와 부드러운 그루브의 탑라인이 특징인 '에피소드'가 이번 앨범 타이틀곡이다. ARA 제공

"'무비스타'는 제가 제일 잘 표현하는 2010년대 초반의 팝 알앤비 장르이구요! '에피소드'는 여름에 정말 신나고 잘 어울리는 트랙이라고 생각해서 타이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러브 게임'은 이지 리스닝 곡 그 자체라고 생각이 들고, 점점 빌드업되는 훅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같은 사운드는 덤이구요. '원 콜 어웨이'는 아마도 저의 목소리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장르의 트랙인 것 같고, 마지막 트랙인 '리틀 빗 로스트'는 제가 이때까지 음악적으로 표현한 감정 중에 가장 잘 들어맞고, 저의 분위기와 제일 잘 맞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앨범 발매 당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다니엘은 마지막 곡인 '리틀 빗 로스트'에서 앨범 주제를 떠올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이디어는 4~5개월 전부터 완성됐다. 음악적으로 어떻게 앨범의 키포인트를 잡을까 하는 스케치 정도는 있었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리틀 빗 로스트' 덕분에 앨범의 메인 주제가 잘 잡혔다"라고 설명했다.

시작하는 연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과정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담아 들려주는 '에피소드'가 타이틀로 선정됐다. 라틴 리듬과 몽환적인 알앤비(R&B) 사운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가운데, 묵직한 808 베이스라인과 강다니엘의 보컬을 더해 완성했다.

역동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구성이지만, 모던 팝 알앤비로 풀어내 처음 곡을 듣는 청자에게 장벽을 낮춘 이전 타이틀곡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보다도 더 '이지 리스닝' 계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강다니엘은 직접 작곡에 참여한 곡을 이번에 처음으로 앨범에 실었다. 3번 트랙 '러브 게임'이다. ARA 제공

좀 더 대중적이고 편안한 음악을 선보이자는 방향성을 잡은 것인지 묻자, 강다니엘은 "나중에 나올 좀 빡센(?) 스타일의 곡을 좀 중화시켜 줄, 저의 색채를 조금 부드럽게 만들어줄 트랙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일단 당연히 곡이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다"라며 "ㅎㅎ"라고 덧붙였다.

3번 트랙 '러브 게임'은 강다니엘이 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그동안 작곡을 공부해 기본기는 갖추고 있었지만 작곡한 곡을 정식으로 음원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브 게임'은 이번 앨범에 마지막으로 실린 곡이기도 하다.

"작업 기간이 그렇게 넉넉지 않아서 시간에 쫓기면서 작업했지만, 그게 트랙의 매력으로 잘 정돈된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운을 뗀 강다니엘은 "솔직히 많이 긴장되기도 했지만 플로디(공식 팬덤명) 여러분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좋은 트랙 중 하나로 꼽아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같이 작업한 친구와 제가 더 잘하는 장르는 따로 또 있으니까 앞으로의 작곡가로서의 강다니엘도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만족도 질문에는 "5점 만점에 3.5을 주겠다"라고 답했다.

가수 강다니엘. ARA 제공

곡이 가진 매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공들인 부분도 많다. 허스키하고 촉촉하게 들릴 때가 많은 음색을 고려해 튠 등 후작업을 거의 하지 않았다. 본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발음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강다니엘은 "그동안 녹음할 때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신경 못 썼던 것 같은데, 저도 작곡을 겸하면서 하다 보니 귀가 열린 것 같기도 하다"라고 바라봤다.

감정의 변화를 중심으로 트랙을 배치한 '글로우 투 헤이즈'를 통해 강다니엘은 "덤덤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트랙 '리틀 빗 로스트'를 두고 "(곡) 주제가 따뜻한 위로와는 거리가 멀지만,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그럼에도 꿋꿋이 나아가야 할 사회 초년생, 저랑 비슷한 나이의 또래분들께 바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스터 에그(작품 속에 숨겨놓은 재미있는 의미)처럼 숨겨진 기획 의도라 한다면… 제가 이 앨범 전에 발매한 '메스'(Mess)라는 곡을 '글로우 투 헤이즈' 앨범 다음으로 들으시면 나름의 스토리를 가진 트랙 리스트가 완성이 됩니다. 하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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