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커브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AP통신은 15일(한국시간) MLB 공식 데이터를 인용해 2019년 전체 투구의 10.7%를 차지했던 커브의 비율이 2024년 8.1%까지 급감했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2.6% 포인트 감소한 커브 구사 비율을 공의 개수로 환산하면 2만2천962개나 된다.
최장 역사를 자랑하는 변화구인 커브는 평균 시속 80.2마일(약 129㎞)로 가장 느린 변화구이기도 하다. 타자의 타이밍을 무너뜨리는 데 효과적인 구종이지만, 최근에는 수평 움직임이 큰 슬라이더나 스위퍼가 주목받는 분위기다. 스위퍼를 포함한 슬라이더는 올해 전체 투구의 22.6%를 차지해 2008년의 13.9%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시즌 커브 사용률 28.1%인 탬파베이 레이스 투수 셰인 바즈는 "요즘은 (12시 방향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12-6 커브를 던지는 사람을 보기 어렵고, 대신 스위퍼나 하드 슬라이더를 많이 사용한다"고 전했다. 뉴욕 양키스 야구 부문 수석 고문인 오마르 미나야는 "지금은 '스로잉(투척)'의 시대지, '피칭(투구)'의 시대가 아니다"라며 구속에 집착하는 흐름을 꼬집었다.
실제 MLB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2008년 시속 91.9마일(147.9㎞)에서 올해 94.4마일(151.9㎞)로 올라갔다. 또한 시속 100마일(161㎞)을 넘은 투구는 2008년 214개에서 2023년 3천880개로 약 18배 증가했다. 다만, 강하게 던지는 대신, 길게 던지지는 못한다. 선발 투수 평균 투구 이닝은 1980년대 6⅓이닝에서 최근에는 5⅓이닝으로 감소했고, 평균 투구 수도 2010년 97개에서 올해 85.7개로 줄었다.
사용 빈도가 줄었지만 커브는 여전히 효율적인 공이다. 올 시즌 MLB에서 커브 타율은 0.225로 포심 패스트볼(0.263)보다 낮고 슬라이더(0.222)와 비슷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