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강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여가부를 상대로 이른바 '예산 갑질'을 했다는 정황까지 확인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영애 전 여가부장관의 폭로와 관련해 "강 후보자가 초선 의원 시절 지역구 민원이 안 풀린다며, 여가부 운영 경비 수억 원을 '징벌적 삭감'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여가부장관을 역임했던 정 전 장관은 지인들에게 장관 재임 시절 강 후보자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강 후보자가 본인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 설치를 요청했지만 조건에 안 맞아 어렵다고 하자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은가"라며 화를 내고 여가부 예산 일부를 삭감했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지인들에게 "결국 강선우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 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며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지인들에게 토로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지도부가 강 후보자 엄호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갑질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라고 했고, 문진석 원내수석은 '알코올 중독자를 임명한 링컨의 결단'에 비유했다"며 "보좌진에게 집 쓰레기를 버리게 하고 변기를 수리하게 한 것이 '주관적 문제'라는 원내지도부의 수준이 처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출범 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은 민심 이반의 명확한 신호"라며 "정부·여당은 더 이상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 상식에 도전하지 말고 강 후보자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