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루 다 두들겨 패겠다 vs 내 수준의 랭커와 싸워봤나?"
UFC 최초로 한·일전 메인 이벤트 경기를 벌일 예정인 '피스 오브 마인드' 박현성(29)과 플라이급(56.7kg) '랭킹 6위' 타이라 타츠로(25·일본)의 옥타곤 밖 설전이 뜨겁다.
박현성과 타이라는 경기를 3일 앞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인터뷰를 통해 상대를 도발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박현성은 이날 상대 타이라에 대해 "다양한 무기를 지닌 좋은 선수"라면서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내가 타격이 더 낫기 때문에 골고루 다 두들겨 패 무너뜨릴 것"이라며 "2라운드라 3라운드에 KO로 이긴다"고 장담했다.
박현성은 주짓수 블루벨트, 타이라는 블랙벨트다. 블루벨트는 화이트 벨트 다음 '띠'이고, 블랙벨트는 가장 높은 단계의 '띠'라 할 수 있다. 주짓수는 화이트→ 블루→ 퍼플→ 브라운→ 블랙 등의 순으로 승급한다. 주짓수 상급 벨트자와 싸우는 부담을 묻는 질문에 박현성은 "나는 노기(맨몸) 주짓수만 훈련한다"고 전제한 후 "스파링 때 블랙벨트에게 항복을 받아낸다"고 벨트 색깔에 의미를 두지 않음을 강조했다.
타이라도 박현성을 얕잡아보는 발언 등으로 도발했다. 그는 "상대가 누구라도 괜찮다고 할 정도로 자신있다"면서 "확실히 박현성을 쓰러뜨리겠다"고 장담했다.
타이라는 "2·3라운드에 KO 시키겠다"는 박현성의 발언에 대해서는 "박현성은 나와 같은 수준의 선수와 싸우는 것은 처음"이라며 "(그는) 1라운드에서 (내 수준의 선수와 싸우는게) 실수였다고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그러면서 "박현성은 랭커가 아니다"라고 재차 언급하면서 "그를 쓰러뜨리고 또 한 명의 톱 랭커를 이긴 다음 챔피언에 도전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이는, 박현성과의 대결은 챔피언에 가기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현성과 타이라는 오는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타이라 vs 박현성' 메인 이벤트에서 대결을 벌인다. 박현성의 격투기 전적은 10승 무패다. 타이라는 16승 1패의 전적을 자랑한다.
UFC 최초의 한·일전 메인 이벤트이자, '아시아인 대 아시아인' 메인 이벤트이기도 하다. 박현성은 UFC의 아시아 등용문 ROAD TO UFC 출신 파이터 중 처음으로 UFC 본무대 메인 이벤트를 장식한다. 이는, 이번 경기에 관심이 특히 집중되고 있는 이유들이다.
박현성은 무패 10연 중 9연속 피니시를 자랑한다. 4KO승과 5서브미션승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타이라는 결코 넘기 쉬운 산이 아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UFC 경험은 박현성보다 더 풍부하다. 2022년 UFC에 입성해 6연승으로 아시아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우며 타이틀 컨텐더 자리까지 올랐다. 메인 이벤트 5라운드 경기도 이번이 세 번째다.
박현성과 마찬가지로 무패 신성이었던 타이라는 지난해 랭킹 1위였던 로이발과 혈전 끝에 무너지며 첫 패배를 겪었다. 이후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스트렝스 앤 컨디셔닝, 타격 훈련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라는 16승 중 12피니시로 75%의 피니시율을 기록하고 있다. 5KO승과 7서브미션승을 거뒀다. 다만, 테이크다운 성공률은 44%로 아주 높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승부가 타격이냐, 그래플링이냐로 갈릴 수 있다고 예측한다. 두 선수 모두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웰라운드 파이터지만, 킥복싱으로 먼저 데뷔한 박현성은 타격에, 주짓수 블랙벨트인 타이라는 그래플링에 강점이 있다.
박현성은 UFC 톱10 진입을 노린다. 그가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현재 타이라의 랭킹인 6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2023년 8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은퇴한 이후 첫 한국인 파이터의 UFC 랭킹 진입이란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또 한국 최초로 UFC 플라이급 랭킹에 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