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망주 허지유(13·서울빙상연맹)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실수를 범했지만 놀라운 기지로 만회했다.
허지유는 23일(한국 시각) 라트비아 리가 볼보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5-2026 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64.17점, 예술 점수(PCS) 56.54점 등 120.71점을 기록했다. 쇼트 프로그램 65.84점까지 합계 186.55점으로 오카다 메이(189.67점·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첫 출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1년 9월생인 허지유는 지난달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선수 선발전에서 4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 나섰다.
허지유는 이날 31명 출전 선수 중 30번째로 나서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인 클로이 플라워의 플라워 스루 콘크리트(Flower Through Concrete)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첫 과제인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뛰며 기본 점수 3.30점과 수행 점수(GOE) 0.85점을 얻었다.
다만 허지유는 2번째 점프 과제에서 실수가 나왔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스텝이 엉켜 3바퀴 대신 1바퀴를 도는 싱글 러츠에 그쳤다.
허지유는 그러나 이후 재치를 발휘해 실수를 만회했다. 허지유는 후반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 차례 때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수행했다. 2번째 과제 때 뛰지 못한 트리플 토루프를 후반부에 붙인 것이다.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으로 GOE 0.67점이 깎이긴 했지만 큰 감점은 아니었다. 허지유는 또 트리플 플립 점프 때 앞서 트리플 토루프로 수행하지 못했던 더블 악셀을 붙였다.
실수가 나왔지만 점프 과제를 모두 소화해낸 것이다. 허지유는 이후 플라잉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과 코레오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으로 연기를 마쳤다.
경기 후 허지윤은 골드스케이트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가 첫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연기 초반 실수를 해서 놀랐지만 집중력을 발휘한 덕에 연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경험을 얻은 것 같다"면서 "다음 대회에선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유성(수리고)은 총점 171.39점으로 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