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 대장' 삼성 오승환(43)이 공식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 달성 여부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사실 은퇴를 밝히는 기자 회견 때 550세이브를 달성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가볍게 했던 것"이라면서 "지금 팀의 상황이 쉽지 않아 내 개인 기록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승환은 KBO 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를 거치면서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오승환은 올 시즌 현역 은퇴를 선언하는 기자 회견을 열었다. 7일 인천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에서 열린 회견에서 오승환은 "1세이브를 보태 550개를 채우고 싶다"는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삼성은 최근 4연승을 달렸지만 7위(59승 59패 2무)에 머물러 있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 NC와 0.5경기 차라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해야 할 판이다.
전성기의 오승환이라면 세이브 상황에 당연히 등장곡인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울려 퍼지겠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기 쉽지 않다. 오승환은 올해 11경기에서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했다.
영구 결번이 확실한 레전드인 만큼 구단의 입장도 난처하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이날 "매 경기 토너먼트처럼 치러야 해서 오승환의 세이브 상황 등판은 쉽지 않다"면서 "만약 여건이 된다면 등판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오승환이 확실하게 매듭을 지은 것이다. 오승환은 "당시 기자 회견에서 질문이 나와서 가벼운 마음으로 얘기를 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개인 기록이나 목표를 생각하고 야구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지만 팀을 먼저 생각한다. 오승환은 "은퇴를 얘기하고 난 뒤 오히려 몸이 좋아졌다"면서 "지금도 불펜 투구를 하고 있지만 시속 145km는 무조건 넘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직도 은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지 않다. 오승환은 "예전 이승엽 선배, 이대호의 은퇴 투어를 봤지만 내가 하게 될 것이라고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대구에서 마지막 은퇴 경기를 하면 아마도 실감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오승환은 오는 28일 두산과 원정부터 은퇴 투어를 소화한다. 각 구단 원정을 돈 뒤 오는 9월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KIA와 홈 경기에서 은퇴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