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싹쓸이 미안해!" 디아즈 "괜찮아, 서로 먹고 살아야지"…삼성, 잘 나가는 이유 있었네

삼성 구자욱(오른쪽)이 27일 두산과 원정에서 홈런을 치고 벤치로 돌아온 디아즈를 격려하고 있다. 삼성

"구자욱이 다 한 경기였다!" 삼성 박진만 감독의 경기 후 첫 마디였다.

삼성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14 대 2 대승을 거뒀다. 최근 5연승을 질주했다.

60승 59패 2무가 된 삼성은 이날 LG에 1 대 10으로 진 NC(55승 55패 6무)를 끌어내리고 0.5경기 차 6위로 올라섰다. 공동 4위인 kt(60승 58패 4무), 롯데(60승 58패 5무)와는 0.5경기 차다.

박 감독의 말처럼 구자욱이 승부를 가른 경기였다. 3번 지명 타자로 나선 구자욱은 1회초 선제 1점 홈런, 3회초 1타점 희생타에 이어 4회초 만루 홈런으로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이날 구자욱은 5타수 2안타 6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15, 16호 홈런을 날린 구자욱은 140안타 90득점 76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구자욱은 2홈런 6타점 활약에 대해 "기분이 좋다"면서도 "홈런을 쳐서가 아니라 팀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어서 더 기분이 좋다"며 주장다운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7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5연패를 2번이나 당했지만 최근 5연승과 11경기 9승 1무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 구자욱(가운데)이 27일 두산과 원정에서 4회초 만루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구자욱은 경기 중 4번 타자 르윈 디아즈와 나눈 얘기를 귀띔해주기도 했다. 디아즈는 4회초 구자욱의 그랜드 슬램 뒤 시즌 42호 홈런을 날렸지만 주자가 없어 타점은 1개뿐이었다. 구자욱은 홈으로 들어오며 디아즈에게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미안하다"고 했다.

디아즈는 홈런과 타점 1위(128개)를 달리며 2관왕을 노린다. 그러나 디아즈는 구자욱에게 "서로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괜찮다"고 대인배의 마음으로 오히려 주장을 위로했다.

사실 디아즈는 여유(?)를 부릴 만하다. 홈런에서는 2위 KIA 패트릭 위즈덤에 12개 차, 타점은 LG 문보경에 무려 25개 차로 앞서 있는 까닭이다.

만루 홈런을 때린 구자욱을 디아즈가 격려하는 모습. 삼성

구자욱은 최근 다리에 불편함을 느껴 지명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이에 구자욱은 "감독님 배려 덕분에 지명 타자로 나가고 있다"면서 "동료들이 더운데 외야 수비를 맡아 주고 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제는 몸 상태가 괜찮아져서 수비를 나가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료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도 하지만 본인의 타격감을 위해서도 수비가 필요하다. 구자욱은 "지명 타자로 나가면 경기력에도 영향이 좀 있는 것 같다"면서 "수비를 하면 몸도 움직히고 생각도 비울 수 있는데 벤치에서 있으면 몸이 굳어져 더 많이 풀려고 한다"고 짚었다.

주장이기에 연패 때는 스트레스도 적잖았다. 구자욱은 "야구는 분위기가 절반 이상을 좌우하는데 연패에 빠지면 분위기가 처질 수밖에 없다"면서 "내가 무엇을 더 해야 할지 늘 고민한다"고 마음고생의 일면을 드러냈다. 이어 "그럴 때는 이유 불문하고 그냥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금처럼 다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때는 내가 딱히 할 게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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