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와 SF 동료들의 때 아닌 추격전(?) "내가 많이 때려서 복수 당할까 봐…물 맞으면 추워"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9일(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 리그(MLB) 진출 이후 처음으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29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9회말 4 대 3 승리를 이끄는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지난해 미국 진출 이후 첫 끝내기 안타다. 이날 이정후는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에 9회초 다이빙 캐치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9회말 이날 최고의 장면을 만들었다. 이정후는 3 대 3으로 1사 1, 2루에서 상대 우완 불펜 다니엘 팔렌시아의 시속 146km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시속 164km로 우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통렬한 안타였다. 대주자 크리스천 코스가 홈을 밟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5연승을 질주했다.

승부가 갈린 순간 이정후는 동료들을 피해 도망을 쳤다. 그러나 윌리 아다메스가 이정후를 잡아 유니폼 상의를 벗기려고 했다. 이에 이정후가 뿌리쳤지만 동료들에 밀려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다만 선수들은 이정후에게 심한 구타(?)를 가하지는 않았다.

또 다른 동료는 음료수가 든 박스를 이정후 쪽으로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이마저도 날렵하게 피했다. 즐거운 추격전이었다.

이정후가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도망을 치다 아다메스에 잡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 후 이정후는 MLB 홈페이지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가 끝내기를 쳤을 때 내가 때렸던 기억이 있다"면서 "그래서 도망갔다"고 추격전을 펼친 이유를 밝혔다. 아다메스는 "이정후의 옷을 벗기려고 시도했지만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정후는 또 "예전에 (다른 선수의 끝내기 때) 내가 물 세례를 맞은 적이 있는데 추웠다"면서 "물은 피하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나는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를 자주 때렸는데, 오늘 복수를 당할까 두려워서 뛰었는데 결국 잡혔다"고 환하게 웃었다.

동료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정후는 NBC스포츠 베이 에어리어와 인터뷰에서 "(2루 주자) 코스가 홈으로 들어오길 바라면서 나도 계속 뛰었다"면서 "코스가 득점해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5연승을 달린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 리그 서부 지구 3위로 올라섰다.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5위라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이정후는 중계진의 "최근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서로 격려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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