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품 안 받아" 권성동…통일교 2인자 수첩엔 '금일봉 하사'

2022년 대선 전 한학자 찾아간 권성동
통일교 전 간부 "큰절하고 현금 든 쇼핑백 받아 가"
권성동, '큰 절' 인정하면서도 "금품 수수 안해"
통일교 전 고위간부로부터 1억원 받은 혐의도
권성동 체포동의안, 다음주 국회서 표결 전망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지난 2022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정황이 한 총재 비서실장의 수첩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은 최근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일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실제 돈이 전달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한 총재 비서실장이며 통일교의 2인자로 평가되는 정모씨의 수첩을 확보했다. 해당 수첩엔 2022년 초 권 의원의 경기도 가평 천정궁(한 총재 기거 건물) 방문과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금일봉을 하사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20대 대선 전이었던 2022년 2월 권 의원이 천정궁을 찾아 한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가평 통일교 본부 천정궁. 가평=박종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에게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고가의 선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모씨는 특검 조사에서 "권 의원이 한 총재에게 큰절을 하고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최근 윤씨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권 의원이 천정궁에 방문한 사실을 적시했다. 이 자리에서 권 의원이 한 총재로부터 '앞으로 통일교는 윤석열 대선 후보를 돕겠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는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소장에 담겼다. 이 자리엔 정씨가 배석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했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실제 불법 정치자금이 오고 갔는지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달 27일 특검 소환조사에서 천정궁을 방문해 한 총재를 만난 사실과 큰절을 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금전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권 의원은 특검 조사에 앞서 취재진들과 만나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수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별개로 권 의원은 윤씨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윤씨 공소사실에 2022년 1월 5일 서울 영등포구의 모처에서 권 의원을 만나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를 도와달라는 내용의 제안을 하면서 1억원을 기부했다고 적시했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권 의원과 윤씨의 문자메시지 대화 내용, 윤씨의 메모, 통일교 재정책임자를 지낸 윤씨의 배우자 이모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현금 상자 사진 등 증거를 토대로 권 의원에게 실제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이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소환조사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어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은 이르면 10일에서 1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