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측이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변호인과 따로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해당 변호사가 한 총재 변호인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변론이 아닌 일상 대화만 나눴다고 해명했다.
박상진 특검보는 4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 A씨가 다른 특검 사건으로 담당 특검보를 만난 뒤 돌아가는 길에 인사 차 잠시 (민중기) 특검실에 들러 차담을 나눈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변호인은 통일교 관련 사건의 변호인이란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사건) 관련 변론 사항도 없었으며 안부 등 일상적 인사만 나눈 것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변론권 보장과 수사 보안 및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중기 특검이 아닌) 특검보가 변호사들로부터 변론을 받고 있다"며 "저희 특검은 수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검에 따르면 지난주 태평양 소속 변호사 두 명이 다른 사건을 변론을 위해 담당 특검보를 만나러 왔다고 한다. 이 중 한 명인 A 변호사가 과거 근무연 등을 이유로 '민 특검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며 민 특검실을 찾아 차담을 가졌고 만남 중에 변론은 없었다는 것이다.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변호를 맡은 해당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민 특검이 과거 재판장을 맡을 당시 배석 판사를 맡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 특검이 사건 변호인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는 데도, 개인적 친분을 이유로 A 변호사를 만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한학자 총재 측에 오는 8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지난 1일 통보했다. 한 총재는 이후 전날 서울아산병원에 심장 시술을 받기 위해 입원했다. 한 총재는 아직 출석 여부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정부에 통일교 관련 현안을 청탁한 배경에 한 총재의 지시와 승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구속 기한 하루 전인 오는 8일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특검은 전씨를 이날 오후 2시부터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전씨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통일교 관련 청탁 내용과 함께 김씨에게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총 3회에 걸쳐 금품을 전달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