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통해 한반도 평화공존 의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4일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전날 환영 리셉션장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 의장에게 "다음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건데 거기에 어떤 얘기를 전달해 주면 좋겠냐"고 물어봤고, 이에 우 의장은 "우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한반도에서의 평화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어가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그 점에 대해서 전달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총회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참석자들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북한 금강산을 둘러보는 문화교류의 기회도 갖자는 뜻을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잘 알겠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도 했는데 우 의장은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잘 지켜내는 일은 세계 평화와도 연결되어 있고 우리 우리 국민들의 안전 문제하고도 아주 크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고 답했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과 7년 만에 다시 만나 악수를 나눈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 의장은 전날 열병식이 열리기 전 대기 장소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오랜만입니다. 7년 만이에요. 반갑습니다"며 악수를 청했고, 이에 김 위원장이 "네,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과 아주 짧게 만난 것이고, 동선을 달리할 수도 있고 이번에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잠시 조우해 악수했는데, 7년 전 상황과 달리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임을 현장에서 느끼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 의장은 지난 2018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환영 만찬 행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
한편, 우 의장은 이날 중국의 국회의장격으로 권력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중국의 경제·과학기술·미래산업을 담당하는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