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공의 복귀가 이뤄진 지난주 대형 병원들은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대기 인원은 10~15명 수준이었다. 환자들은 담당 진료과 앞에서 대기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렸다.
경남에서 허리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통원 중인 70대 이모씨는 "환자들이 늘어난 것 같지만 미리 예약을 해 기다림이 길진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 복도에서는 전공의로 보이는 젊은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분주히 돌아다녔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선생님들도 돌아왔기 때문에 조만간 수술 및 진료 일정도 더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전공의 복귀에 환자들 '안도'…"진료 수월해지길"
환자들은 의료진 복귀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초진 환자들의 진료 예약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식도암 환자 김모(65)씨는 "기존 환자들은 큰 불편이 없었지만 새로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은 일정 잡기가 어려웠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오니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복귀한 전공의들이 교수·간호사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립선암 수술 후 정기검진을 받고 있는 A씨(75)는 "쉬다 돌아온 전공의들과 함께 고생해 온 교수와 간호사들이 단번에 손발을 맞추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교수도 한숨을 쉬더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도 "예전 전공의라면 업무 스타일을 서로 이해하겠지만 지역에서 새로 온 전공의와는 서먹할 수밖에 없다"며 "PA간호사와의 업무 분장도 여전히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수·지역 의료 복귀 저조는 과제…"협진 필요한 과목 전공의 부족"
반면 피부과(92.6%), 안과(95.3%), 성형외과(91.1%), 정형외과(89.9%) 등 인기과는 90% 안팎을 기록했다.
이번에 복귀한 한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우리 과는 8명 중 3명만 복귀했다"며 "응급실은 병원의 '입구'인데 협진이 필요한 필수과 전공의들이 충분히 돌아오지 않아 이전처럼 '풀' 가동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증 환자나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던 환자는 받지 않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며 "그나마 전문의 충원으로 응급실 운영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수도권과 지역 간 격차도 뚜렷하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대비 선발 인원 비율은 수도권 수련병원이 63.0%, 비수도권은 53.5%로 집계됐다.
특히 필수과목의 격차는 더 컸다. 내과는 수도권 75.8%, 비수도권 48.5%, 산부인과는 58.3% 대 27.6%, 흉부외과는 32.8% 대 4.9%, 외과는 44.7% 대 23.4%, 소아청소년과는 16.6% 대 8.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