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과 여순10·19, 같은 시대 쌍둥이 아픔… 함께 연대할 것"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여순사건 광양유족회 제공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가 여순사건 현장을 방문하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6일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와 여순사건 광양유족회에 따르면 광양시가 주최하고 여순사건 광양유족회가 주관한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초청 교류 행사가 최근 여수, 순천, 광양, 구례 일원에서 이틀 간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기억을 건너, 연대로 잇다'를 주제로 제주4·3과 여순10·19 사건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공유하고, 유족 간의 연대를 통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을 함께 걷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소속 30여 명이 참석해 여순사건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첫날 참가자들은 여수 14연대 주둔지, 만성리 형제묘, 순천교 인근 10·19 평화공원 등을 방문했다. 이후 광양에서 열린 교류행사에서는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최재현 회장이 20여 년간의 활동을 소개하고, 여순 청년세대 이형용 유족이 여순사건 기획단 활동 및 여순의 현주소를 소개하며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여순의 아픈 역사를 새롭게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앞으로 여순사건 진상규명에도 적극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여순사건 광양유족회 제공

둘째 날 오전에는 광양 10·19 추모공원을 비롯해 지역 여순사건 유적지를 순회했다.

함께 동행한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은 "여순10·19와 제주4·3은 하나이며, 여순사건은 주로 여수 순천으로만 알려졌지만 전남 동부 전역에서 벌어진 국가폭력 사건"이라며 "지역을 넘어 전국적 차원에서 재조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문한 구례 여순10·19 항쟁탑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는 제9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가 이성아 작가가 함께했다.

그는 제주와 여순의 아픔을 담은 장편소설 '밤이여 오라'를 전달하며, "문학을 통해 두 사건의 아픔이 함께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재현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장은 "제주와 여순의 아픔은 결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같은 시대, 같은 맥락에서 이어진 역사"라며 "앞으로 양 유족회가 함께 굴곡진 역사를 회복하는 길에 함께 연대하자"고 밝혔다.

박선호 광양여순사건유족회 회장도 "제주와 여순이 함께 아픔을 나누고 연대하는 이번 교류행사는 역사적 진실을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였다"며 "앞으로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넘어 연대를 위해 두 유족회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교류행사에서는 제주4·3 사건은 이미 20여 년 전 진상조사보고서가 발표되고 국가 차원의 보상이 이루어진 반면, 같은 해에 발생한 여순10·19 사건은 여전히 진상조사보고서조차 나오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참석자들은 "동시대의 쌍둥이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20년 넘는 시차가 벌어진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루빨리 여순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고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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