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찰관이 한밤중 자살 위기에 놓인 이를 진심 어린 설득과 신속한 지원으로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1시쯤 오라지구대는 보건복지부로부터 20대 여성 A씨에 대한 위치 추적을 의뢰받았다. A씨가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상담전화를 통해 자살을 암시해 경찰에 신속한 조치를 요청한 것이다.
당시 근무중인 이유지 경장은 즉시 A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다. 과거 관계성 범죄 등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A씨의 얘기를 경청한 뒤 차분히 설득하며 마음을 열었다. 이 경장은 "그럼에도 A씨에게 삶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음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경장은 단순히 위기를 넘기는 데 그치지 않았다. 사건 당일 곧바로 동부경찰서에 범죄 피해자 지원을 신청해 경제·심리적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했다. 이후에도 지구대에서 직접 상담을 이어가며 A씨가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경장은 "상담센터로 바로 연계할 수도 있었지만 직접 마음을 다해 돕고 싶었다"며 "현재는 상황이 개선돼 기관과 협력해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라지구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관내 관계성 범죄 관련 112 신고는 총 60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정폭력이 30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제폭력 150건, 스토킹 50건 등이 뒤를 이었다.
노호진 오라지구대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관계성 범죄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를 위해 지원과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