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공기 111개월"…지역사회 마찰 불가피

가덕도신공항공단, 비공개 토론회서 부지 조성 공사 기간으로 111개월 제시
공단 측 "기본 자료 바탕으로 의견 제시, 공기 줄이기 위해 토론한 것" 설명
"조속한 개항" 외치는 지역 여론과 정반대
부산시 역시 "기존 계획에 문제 없는 만큼 국민과 약속 지켜야" 반발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기간으로 기존 시공사 요구보다 더 긴 111개월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에서는 적극적인 사업 추진과 조속한 완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만큼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지난 4일 공단 사무실에서 열린 '부지 조성 공사 적정 공기 관련 토론회에서 부지 조성 공사 기간으로 111개월을 제시했다.

토론회에는 공단과 부산시 관계자, 정부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참가한 설계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반, 발파, 항행 안전, 건설 등 4개 분야별 쟁점과 공법 등을 검토했다.

이 자리에서 공단은 자체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공사에 111개월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111개월은 국토교통부 입찰 조건인 84개월보다 27개월 길고, 기존 컨소시엄 주간사인 현대건설의 요구(108개월)보다도 3개월 길다.

토론회 이후 공단 측은 이 자리에서 제시한 111개월은 자체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의견일 뿐, 이를 확정하거나 공식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번 토론회 자체가 공기 단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정확한 계획은 설계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부지 조성 공사 기간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 전문가 의견 수렴, 시공 방법 검토와 설계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토론회에서는 확정된 공기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공기 단축 방안을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설명에도 공항을 조속히 완성해야 한다는 지역 여론과 정반대 의견이 제시된 만큼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시 역시 기존 입찰 조건인 84개월을 유지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조속히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기존의 기본 계획 내용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안전을 위한 검증이나 여러 변수가 생길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처음에 제시한 공기를 지켜야 한다는 게 부산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 기간에 대해 논의만 더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부분은 없다고 본다. 국토교통부와 공단이 조속히 사업을 발주해 공사를 시작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기존 계획인 84개월 역시 근거를 바탕으로 나온 대국민 '약속'인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기존 컨소시엄 주간사인 현대건설이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를 이유로 사업 불참을 선언하며 표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기술 검토 끝에 입찰 공고 기준인 84개월보다 2년 연장된 108개월로 공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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