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스타 패티 라벨(81)의 열창에 그룹 빌리와 스태프들이 눈물을 흘렸다.
애플TV플러스(+) 음악 경연 시리즈 '케이팝드'(KPOPPED)를 연출한 이연규 PD는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녹화가 중반에 접어들며 저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많이 지쳐있던 상황이었어요. 패티 라벨 선생님이 리허설에서 완벽하게 열창하셔서 빌리와 스태프들 모두 눈물을 훔쳤어요."
그는 "대선배이신 만큼 혹시나 불편하실까 봐 조심스러웠는데, 무대에 함께 선 그룹 빌리를 손녀 다루듯이 잘 챙겨주셨다"며 "녹화 끝나고 한국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좋은 무대에 감동 받았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장면은 또 있었다. 이 PD는 대기 시간 동안 깜짝 노래를 부른 그룹 보이즈투맨의 모습을 꼽았다.
"촬영할 당시가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기였는데, 대기하는 동안 쉬는 줄 알았던 보이즈투맨 세 분이 무대 바닥에 앉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아카펠라 형식으로 부르더라고요."
그는 "관객들이 감동해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기억난다"며 "보이즈투맨은 이렇게 관객들하고 교감하는구나"라고 떠올렸다.
"보이 조지, 한국어 가사 넣기도…K팝 긍정적으로 봤어요"
K팝 그룹과 팝스타가 함께 무대에 서는 이번 기획은 지난 2021년 11월부터 논의됐다. CJ그룹 이미경 부회장과 팝스타 라이오넬 리치가 K팝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시작하게 됐단다.
이 PD는 "녹화 직전까지도 해외 팝스타들의 일정을 맞출 수 있을지, 한 무대에 세울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고 완성해 갔다"고 떠올렸다.
그는 작품 특색에 대해서 "K팝 스타와 해외 팝스타가 한자리에 모여 48시간 안에 무대를 완성하는 과정이 큰 포인트"라며 "현장에서 동선을 맞춰야 했고 안무를 살짝 바꾸는 부분도 있었는데 아티스트마다 서로의 과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보는 게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편곡 역시 협업으로 이뤄졌다. 한국과 영국의 편곡자가 작업을 한 뒤, 아티스트들이 듣고 마지막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원곡을 살리면서 K팝 스타일로 재해석됐다.
이 PD는 "모든 아티스트가 다 참여했다"며 "보이 조지는 한국어로 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실제로 노래에 한국어로 반영된 가사가 있다"고 밝혔다.
팝스타 섭외는 의외로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 PD는 "K팝 아티스트들과 협업한다는 거에 긍정적인 반응들이 있었고,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밝힌 분들도 많았다"며 "애플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흥미로워했다"고 떠올렸다.
"팝스타들, K팝 무대 '엔딩 요정' 제대로 느꼈죠, 시즌2 제작은…"
특히 해외 팝스타들은 K팝 무대의 '엔딩 요정'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흥미로워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죠. 한번 해보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본인 카메라가 몇 번인지 찾고, 마지막까지 확인하시면서 '엔딩 요정'의 매력을 제대로 느꼈어요.(웃음)"
편집 방향에 대해선 "애플과도 논의했지만, 호주 제작사가 중점적으로 관여했다"며 "무대 위에서 K팝 그룹과 팝스타가 눈빛을 교감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장면들이 기획의 전체 방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며 "상상만 했던 팝스타가 한국에 와서 연습하고 녹화하며 (무대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PD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음악은 공통의 언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음악 하나로 국적과 세대, 연령을 넘어 함께할 수 있어 저 또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시즌2 제작 가능성에 대해선 "애플하고 협의해야 하는 내용"이라며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해 주시면 답이 나올거 같다"고 웃었다.
한편, 8부작으로 구성된 '케이팝드'는 공개 직후 티빙 '애플TV+ 브랜드관'에서 실시간 인기 콘텐츠 1위를 기록했다. 또, 전 세계 OTT 콘텐츠 시청 순위를 기록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서는 한때 애플TV+ 글로벌 톱 TV쇼 부문 4위에 오르는 등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