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에 재난사태가 선포된 지 11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주요 상수원 오봉저수지가 바닥까지 드러나면서 연일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9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2.3%로 전날 12.4% 보다 0.1%p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77년 저수지 조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강릉지역 최근 6개월 강수량은 341.7mm로 평년 대비 36.4%에 그치고 있다.
오봉저수지는 지난 8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총 유효저수량 1432만 9100톤 중 현재 177만여 톤 가량이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뭄이 지속될 경우 여유 담수는 이달 말에는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저수지 고갈을 막기 위해 차량 운반급수와 관로 급수를 비롯해 해경 경비함정과 헬기까지 투입하는 등 육·해·공이 합동으로 '급수 지원'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날에도 군, 소방, 민간 등 차량 570대와 헬기 5대, 함정 2척 등을 투입해 2만 5400여 톤의 원수와 정수를 오봉저수와 홍제정수장으로 실어 날랐다. 시는 저수율 10% 선이 무너지면 곧바로 시간제 급수에 돌입하고 상황에 따라 격일제 급수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급수가 제한되는 시간은 밤 10시~오전 5시며 격일제 급수는 향후 저수율에 추이에 따라 적용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주말 강릉지역에 그토록 기다리던 비 소식이 예보되면서 주민들은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리길 기대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3일 한반도를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릉을 포함한 영동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오전 80%, 오후 70%로 예상된다. 이후 14일부터는 도 전역에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 위치와 열대 요란 등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 지역과 시점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지역별 예상 강수량 등은 오는 11일쯤 발표될 전망이다.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말 비 소식이 예보되자 주민들은 지역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발 이번에는 많이 내리길 간절히 바란다. 예보가 틀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날씨 예보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며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