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을 하나로 묶은 대규모 축제가 첫선을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립한국문학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대학로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2025 대한민국 문학축제'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축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높아진 한국문학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이어가고, 문학이 지닌 사회적 연대와 정서적 치유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의 '서울국제작가축제'와 '문학주간', 국립한국문학관 특별전, '문학나눔' 사업 등을 아우른 통합 행사다.
개막은 12일 인사동 그라운드서울에서 열린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소설 '순이 삼촌'의 현기영 작가와 사회 비판적 작품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아온 중국 작가 옌롄커가 대담 무대에 오른다.
이어 프랑스, 미국, 중국, 스웨덴 등 8개국 10명의 해외 작가가 국내 작가들과 짝을 이뤄 대담과 교류 프로그램을 펼친다. 한국인 최초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수상자인 이수지 작가, '혼모노'로 주목받은 성해나, 프랑스 그림책 작가 아드리앵 파를랑주,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김주혜 등이 함께한다.
13일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와 김현 시인이 '생각보다 괴롭고 생각만큼 행복한 예술 세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19일에는 김혜순 시인이 신작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완독 공연을 선보인다. 고(故) 기형도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는 낭독극 '기형도 플레이', 백온유의 소설 '유원'을 원작으로 한 연극도 준비됐다.
전국 60여 개 문학관·서점·도서관에서도 지역별 문학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종로 탑골미술관에서 '구운몽' 300주년 기념 특별전을 마련했고, 김유정문학촌과 신동엽문학관, 요산김정한문학관 등은 연극과 웹툰, 미디어아트 등으로 지역 문학을 새롭게 해석한 콘텐츠를 공개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학의 즐거움을 세대와 지역을 넘어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문학이 K-컬처의 원천으로서 세계적 주목을 이어갈 수 있도록 창작 지원과 향유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