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SNS) 접속 차단과 부패에 격분한 네팔 시위대가 교도소를 급습하는 등 폭동 수준으로 과격해지자 군 병력이 도심에 배치됐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EFE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네팔 시위대는 중부 간다키주 포카라에 있는 카스키 교도소를 습격했다.
이들은 교도소 건물 일부를 파괴했고, 수감자 900명가량이 탈옥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현지 매체 '온라인 카바르'는 보도했다.
네팔 서부 수두르파스침주에 있는 카일라리 교도소와 중부 바그마티주 랄리트푸르에 있는 교도소에서도 방화가 발생했다.
전날 시위대는 람 찬드라 포우델 대통령의 관저를 비롯한 정부 청사와 정치인 자택 등지에서도 잇따라 방화를 저질렀고 화상을 입은 잘라나트 카날 전 총리의 아내가 숨지기도 했다.
EFE는 전날 사임한 샤르마 올리 총리 자택을 포함해 정치인 24명의 관저에서 시위대가 방화했다고 보도했다.
행정 수반인 올리 총리가 사임했는데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당국은 전날 오후부터 도심에 군 병력을 배치했다.
이번 시위는 네팔 정부가 지난 5일부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26개 SNS의 접속을 차단한 데 반발해 일어났다.
특히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카트만두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도 확산했다.
경찰은 지난 8일부터 최루탄을 비롯해 물대포와 고무탄을 쏘며 진압을 시도했고, 현재까지 20여명이 숨지고 500명 넘게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