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심보인 알래스카 LNG사업, 포스코인터 공식 검토

'알래스카 LNG 개발사'美 글렌파른과 예비 계약…20년간 연 100만t 규모

알래스카 푸르도베이의 유전 시설. 연합뉴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를 위한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공식적인 사업 검토에 나선 것이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스 전시회 '가스텍'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개발사 글렌파른과 연간 100만t의 LNG를 20년 동안 공급받는 내용의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필요한 약 1300㎞의 송유관 건설에 포스코의 철강재를 제공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에 체결한 예비 계약은 상호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 형태"라며 "사업 타당성과 수익성이 담보되는 경우 이사회 등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사업 참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구매자가 생산 전부터 물량을 사전에 구매하기로 약속하는 오프테이크(Off-take) 방식의 LNG 구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사인 포스코의 철강을 1300㎞ 규모의 수송관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수익성 검증 등도 추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권 동토인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약 1300여㎞의 가스관을 신설해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운반해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10여년 전 처음 제안돼 액손모빌 등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참여했으나 막대한 투자비 등 사업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손을 뗀 뒤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추진하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한국이 일본과 함께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렌파른은 지난 10일에는 일본 최대 전력회사 제라(JERA)와 20년 동안 연간 100만t의 LNG를 공급하는 내용의 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다. 글렌파른은 올해 말까지 이 사업과 관련한 최종 투자 결정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렌던 듀발 글렌파른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의 참여는 이번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는 데 속도를 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계약과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양사 간 기밀 유지 의무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한미·미일 무역협상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압박해왔다.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은 각각 3500억달러,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약속했는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미국 방송 인터뷰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에 관해 설명하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예로 들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은 "대통령이 승인하면 건설 인력을 고용하고 일본에 자본을 요구한다. 그들은 돈을 보내고 우리는 파이프라인을 짓는다"며 "현금 흐름이 시작되면 일본이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미국과 일본 정부가 50대 50으로 수익을 나눈다. 미국은 5500억 달러를 만들고, 이후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간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은 일본이 약속한 대미 투자의 하나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고, 이에 대해 미국이 구상하는 투자 방법과 수익 배분 구조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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