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드릴 게 있어요."
인터뷰에 앞서 기자의 명함을 받은 배우 신은수는 명함 크기로 제작된 스티커 두 장을 건네며 반갑게 인사했다.
스티커에는 '은수사랑단大(대)모집', '신은수 토끼보다 귀엽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신은수는 "팬들이 홍보 스티커를 제작해 줬는데 너무 귀엽죠"라며 웃었다.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에서 활기차고 당찬 박세리 역을 맡은 신은수는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시나리오를 보니 너무 귀엽고 행복한 영화였다"며 "세리를 연기하면 제가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저도 밝고 친구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세리는 에너지의 기본값이 저보다 높았다"며 "연기할 때 제 행동이나 목소리가 많이 담겨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품을 본 그의 친구들도 "신은수를 보는 거 같았다"고 반응했다고 한다.
그는 "원래 준비를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세리 역을 맡으면서 과감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그 과정에서 과감해지는 법을 배우고 낯가림도 많이 사라져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웃었다.
"파마했는데 엄청 뽀글뽀글해져, 윤상현과 로맨스? 그건 좀…" 웃음
앞서 신은수는 부산 출신의 박세리 역을 소화하기 위해 사투리 연습을 많이한 나머지 대본을 통째로 외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부산 사람처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제가 듣기에는 맞는 거 같은데 (선생님이) 자꾸 아니라고 하셨어요. 같은 단어라도 문장의 위치에 따라 억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대본을 통째로 외울 수밖에 없었어요.(웃음)"
또, 박세리의 외적인 표현에도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박세리의 상징인 곱슬머리를 표현하기위해 파마를 시도했는데, 예상보다 잘 나와 깜짝 놀랐단다.
그는 "제가 반곱슬인데 파마하니까 엄청 뽀글뽀글 해졌다"며 "작품에 생머리로 등장했는데 오랜만에 스트레이트를 한 거라 좋긴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후반부에는 시간이 지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곱슬 뿌리가 자란 설정도 있다"며 "머리가 부스스해 보이는 거 같아서 감독님께 물어봤는데, 그게 디테일이라고 하셔서 인정했다"고 웃었다.
인물의 내적 표현에 대해선 "세리가 '서울 매직 스트레이트'를 하고 싶어 하는 집념을 악의 없는 순수한 열망으로 명확히 표현하고 싶었다"며 "솔직하면서도 최대한 방긋방긋 웃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촬영 비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극 중 백성래 역을 선보인 윤상현 때문에 NG를 많이 냈다고 털어놨다. 남궁선 감독도 앞선 인터뷰에서 "윤상현 배우 때문에 NG를 많이 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대학 동기지만, 촬영 전에는 안 친했어요. 이번에 작품 하면서 진짜 제 웃음 벨이었어요. 웃음 코드가 잘 맞아서 즐겁게 촬영했죠. 촬영이 끝났을 때는 상현이의 웃긴 모습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슬펐어요."
다만, 서로의 로맨스 가능성에 대해서는 '찐친'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신은수는 "제가 상현에게 '우리 로맨스 할 수 있을까'라고 자주 물어봤는데, 조금 어려울 거 같다고 말하긴 했다"고 웃었다.
"귀만 보인다는 말 들었었는데…가진 것 만족하며 살고 있죠"
신은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유행이 돌고 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
"제 귀가 요정귀처럼 생겨서 귀만 보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내 귀는 왜 이렇게 생겼지?'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이런 귀가 유행이라고 하더라고요.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이어 "필름 카메라랑 디지털카메라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며 "90년대 가요도 몰랐었는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들어보니 지금 들어도 너무 좋더라. 왜 그 시절을 추억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성격은 박세리와 달리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적극적인 표현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신은수는 "고백할 때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먼저 생각하는 타입이어서 되게 뚝딱이는 거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본인은 극 중 인기남 김민보다 차라리 한윤석을 고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경쟁자가 많은 인기 있는 남자를 안 좋아한다"며 "저만의 남자가 좋다. 윤석이처럼 다정한 부분들이 좋은 거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백의 역사'는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10 비영어 영화 부문 3위에 올랐으며 한때 한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일본, 터키, 멕시코, 모로코를 포함한 총 31개국 톱10을 기록했다.